온열질환자 1385명 사망자 18명…사망자 4명 중 3명 70대 이상
실외뿐만 아니라 집에서 숨지기도
체온 유지하며 수시로 물 마셔야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폭염이 장기화하며 온열질환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무더위 중에도 건강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4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5월 20일부터 지난 2일까지 확인된 온열질환자는 1385명이고 장마가 종료된 7월 26일 이후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628명으로, 전체 환자의 45.3%를 차지했다. 추정 사망자 총 18명 중 14명이 이 기간에 숨졌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의 증상을 보인다. 방치 시에는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열사병과 열탈진이 대표적이다.
올해 환자는 지난해 동기(1074명, 추정 사망자 6명) 대비 29%나 증가했다. 추정 사망자는 기록적 폭염이었던 2018년(8월 2일 기준 6명)과 비교해도 앞도적으로 많다. 장소별로 보면 논밭이 10명으로 가장 많고 실외 작업장과 산, 집, 비닐하우스에서 1명씩 발생했다. 이 외에도 길가(3명)와 주거지 주변(1명) 등에서도 온열질환 사망자가 발생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77.4%로 가장 많았다. 연령별로 보면 10명 중 76%가 70대 이상이었다. 80대가 7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90대·70·50대 3명 △40·60대 1명 등이 이었다. 발생시간은 지면이 가장 뜨거워진 오후 3~4시가 12.4%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오후 2~3시(10.0%) △오후 4~5시(9.7%) △오전 11~정오(9.6%) 등이 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25.7%)와 경북(8.5%), 서울·경남(7.9%), 직업별로는 단순노무 종사자(20.1%)와 농림어업숙련종사자(8.2%)에서 많이 발생했다.
폭염으로 인한 건강피해는 건강수칙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예방이 가능하므로 시원하게 지내기, 물 자주 마시기, 더운 시간대에는 활동 자제하기 등 건강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자주 수분을 섭취하도록 하며,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등 온열질환 초기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활동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하여 휴식을 취해야 한다. 폭염특보(주의보·경보)가 발령되면 외출을 자제하고, 야외 활동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챙 넓은 모자, 밝고 헐렁한 옷 등을 착용하는 것이 온열질환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노인은 체온 상승과 탈수 증상을 잘 느끼지 못하거나 특히 기저질환 때문에 약을 복용하는 이들의 경우 체온 유지와 땀 배출을 조절하는 능력이 약해지므로 더위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심뇌혈관질환, 고혈압, 당뇨병, 신장질환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는 더위로 인해 증상이 악화할 수 있으므로 더위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기존 치료를 잘 유지하면서 활동 강도를 평소보다 낮추는 것이 좋다.
어린이나 노약자는 자동차나 집 등 창문이 닫힌 실내에 혼자 남겨두지 않도록 하며, 부득이 외출할 때에는 이웃이나 친인척에게 보호를 부탁해야 하고, 혼자 계시는 어르신들의 건강안부를 자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야외 작업자는 폭염 시 낮 시간대(정오~오후 5시) 뿐만 아니라 오전 시간대 (11시)에도 활동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시원한 곳에서 자주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음주는 체온을 상승시키며, 다량의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나 탄산음료는 이뇨작용으로 탈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많이 마시지 말아야 한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온열질환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무더위에 직접 노출되는 야외 작업자는 물론, 더위에 취약한 노약자가 별다른 조치 없이 더위를 참다가 온열질환이 발생하거나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무더운 한낮에는 야외 작업, 운동 등 실외 활동을 자제하고, 시간대나 날짜를 조정하거나, 냉방이 가능한 실내 활동으로 전환하는 등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건강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지현 (ljh4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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