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선택 교사, 사망 전 “학부모 전화에 불안” 호소…교육당국 조사 결과 발표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2023. 8. 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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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서울 서초구의 초등학교 교사가 이른바 '연필 사건' 이후 학부모의 전화에 시달렸고, 주변에 불안감을 호소했다는 동료교사의 진술이 나왔다.

교육당국은 조사에서 고인이 지난달 12일 오전 발생한 '연필 사건'으로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는 동료교사의 진술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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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서울 서초구의 초등학교 교사가 이른바 ‘연필 사건’ 이후 학부모의 전화에 시달렸고, 주변에 불안감을 호소했다는 동료교사의 진술이 나왔다. 연필 사건은 숨진 교사의 학급 내에서 한 학생이 다른 학생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이마를 연필로 긁은 일이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4일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육부-서울시교육청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당국은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이던 교사가 지난달 18일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되자 경찰 조사와는 별도로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합동조사를 실시했다.

교육당국은 조사에서 고인이 지난달 12일 오전 발생한 ‘연필 사건’으로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는 동료교사의 진술을 확보했다. 장 차관은 “연필 사건 발생 당일 A 학생 학부모에게서 (교사의) 개인 휴대폰으로 다수의 부재중 전화가 왔었고, (이후) ‘해당 학부모와의 통화에서 (학부모가) 엄청 화를 내셨다’는 내용, ‘(학부모가) 개인 휴대폰 번호를 어떻게 아셨는지 불안해했다’는 점을 동료교원의 진술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고인은 학급 내 문제 행동의 학생으로 인해 학기 초부터 지속적으로 교육 활동 및 생활 지도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장 차관은 “나이스(NEIS) 업무, 가정체험학습 결과 정리, 학교생활기록부 입력 등 학기 말에 업무량이 많았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장 차관은 지난달 27, 28일 해당 학교 전체 교원 65명 중 4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0%는 월 1회 이상 민원·항의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 7회 이상 경험했다’는 응답자도 6명에 달했다.

교원들은 업무 경감을 위해 △출결 처리 민원 전자시스템 도입 △업무지원 인력 확대 △학급당 학생 수 제한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교권 보호를 위해서는 △민원처리반 도입 △악성 민원을 교권 침해로 포함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방지를 위한 관계 법령 개정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장 차관은 “조사가 방학 기간에 이뤄졌고, 고인과 관련된 업무용 컴퓨터, 학급일지 등이 경찰에 이미 제출된 상황이어서 조사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었다”며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이번 조사에서 밝히지 못한 부분은 경찰에서 철저하게 수사해 진실을 규명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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