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석유유통協 "알뜰주유소 최저가 입찰 개선하라"

한국주유소협회와 한국석유유통협회가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알뜰주유소의 공급가격을 낙찰하는 최저가 입찰 방식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한국주유소협회와 한국석유유통협회는 4일 성명을 내고 "주유소업계의 불공정 경쟁을 조장하는 알뜰주유소의 최저가 입찰 방식을 즉각 개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국석유공사와 한국도로공사, 농협경제지주는 향후 2년간 전국 알뜰주유소에 석유제품을 공급하는 유류공급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내고 오는 10일 오후 2시 입찰을 진행한다. 최저가 입찰 방식인 만큼 이들은 국내 시장가격보다 저렴하게 석유제품을 공급받는다.

두 협회는 "최저가 입찰 방식으로 대다수 일반주유소들은 알뜰주유소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적자 판매를 감수하고 있다"며 "결국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시장에서 퇴출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전국 주유소 숫자는 알뜰주유소가 도입된 직후 일반주유소의 줄폐업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 주유소 숫자는 지난 7월말 기준 1만911개소다. 이는 2011년말 기준 1만2901개소 대비 약 2000개소가 줄어든 수치다.

반면 일반주유소의 줄폐업이 이어질 때 알뜰주유소는 무섭게 성장했다. 2012년 847개로 시작해 지난해 말 기준 1305개까지 늘어났다.

두 협회는 "일반주유소는 경영난으로 폐업에 내몰리는 와중에 알뜰주유소만 편파적으로 성장하며 석유유통시장을 구조적으로 왜곡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며 "현행 최저가 입찰 방식을 즉각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유사와 입찰 시 입찰예정가격을 국내 시장가격보다 격차가 크게 발생하지 않도록 설정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입찰 참여가 예상되는 국내 4개 정유사 역시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알뜰주유소 공급가격이 낙찰돼 계열 주유소들이 알뜰주유소와의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입찰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협회는 알뜰주유소의 최저가 입찰 개선 요구가 이번 입찰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알뜰주유소 폐지와 전 주유소의 알뜰화를 위한 대규모 항의 집회 등 강력한 대응 수단을 강구한다는 계획이다.

두 협회는 알뜰주유소 정책을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해 "현 정부가 강조하는 공정과 상식이라는 국정 기조에 맞춰 주유소업계의 공정한 경쟁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알뜰주유소 정책 개선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박한나기자 park2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