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공백에 학원 '뺑뺑이'…저학년부터 사교육 굴레 [사교육 심층진단 7편]

서진석 기자 2023. 8. 4.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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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12]

지난해 사교육비 통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초등 사교육비의 가파른 증가셉니다. 


입시를 앞둔 수험생보다 초등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이 높고, 학원에 있는 시간도 길었는데요.


결국은 돌봄 공백이 원인인데, 거꾸로 공교육에서 이문제를 해결하면, 사교육 의존을 줄일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사교육비 연속보도, 먼저 돌봄교실에 탈락한 맞벌이 가정의 하루를, 서진석 기자가 함께했습니다.


[리포트]


오후 1시 40분. 


학교를 마친 일곱 살 리호의 일과는 일하다 짬을 내어 외출한, 아빠의 수송 작전으로 시작됩니다.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엄마가 일하는 네일샵.


학원 가기 전, 잠시 비는 시간을 이곳에서 보냅니다.


"엄마 이거 모르겠는데" 


"빼놔도 돼“


"색칠할 게 없는데" 


"여기 있고만"


손님들이 떠나자, 서둘러 엄마와 학원으로 향하는 리호.


"일은 어렵지 않은데 그래도 집중이 잘 안 되죠. 계속 리호를 신경 써야 하니깐."


학원 끝내고 또 학원, 빽빽한 시간표는 오후 6시가 돼서야 끝이 납니다. 


인터뷰: 김리호 서울시 중구

"수학 모를 때 엄마가 가르쳐줬으면 좋겠어요. 엄마, 아빠랑 놀고 싶어요."


이제 막 입학한 리호가 무더위 속에서도 종일 학원을 돌아야 하는 건 돌봄교실에서 탈락했기 때문입니다.


엄마가 수술을 받느라 가게를 쉬었다는 이유로 3순위에서도 밀린 게 원인이었습니다.


매달 쓰는 학원비만 60만 원에 체력 소모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인터뷰: 김리향 초1, 유치원생 학부모

"(돌봄교실 떨어지고) 막막했어요. 울었어요. 그때 너무 놀라서 당연히 될 줄 알았는데 안 되니까…."


지난해 초등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37만 2천 원으로, 전년보다 13.4% 늘었습니다. 


중·고등학생보다 높은 증가율입니다. 


사교육 받는 비율은 85.2%, 참여 시간도 1주일에 7.4시간으로 모두 고등학생을 훨씬 앞질렀습니다.


이렇게 학원에 보내야만 하는 이유, 역시 '하교 후 돌봄이 필요해서'란 응답이 28.6%로 많았습니다.


실제, 돌봄교실에 탈락해 대기 중인 학생은 올해 4월 기준으로 8,700명이 넘습니다.


방과후학교 참여율도 지난해 기준 36%에 그쳐,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전체 사교육비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초등 사교육비. 


학부모 눈높이에 맞춘 돌봄 서비스 제공에 해결의 실마리가 있습니다.


EBS뉴스 서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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