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사망교사, 학부모 민원에 굉장한 스트레스·불안감(종합)
교육부 "민원 스트레스, 학교 업무 등 복합 작용 추정"
(서울=뉴스1) 이호승 남해인 기자 =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사망한 1학년 담임교사 A씨는 학급 내 학교폭력 사건 당일 학부모로부터 여러 차례 휴대폰 전화를 받았고,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 합동조사단(합조단)은 4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합조단 조사 결과 일부 학부모가 학교폭력 사안과 관련, 수차례 A씨의 휴대폰으로 전화한 사실 등 언론 보도로 제기된 각종 의혹은 대부분 사실로 밝혀졌다.
학폭 사안은 이른바 '연필 사건'으로, 지난달 12일 A씨의 학급에서 수업 중에 발생했다. 당시 B학생이 C학생의 가방을 연필로 찌르자 C학생이 연필을 빼앗으려다 자신의 이마를 그어 상처가 생긴 사건이다.
이 사건이 벌어진 날 C학생의 학부모가 여러 차례 A씨의 휴대폰으로 전화한 것은 사실로 밝혀졌는데 이 학부모가 A씨의 휴대폰 번호를 알게 된 경위, 통화로 담임 자격 시비 등 폭언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합조단 조사 결과 브리핑에서 A씨의 사망 원인에 대해 "A씨가 학부모 민원에 대해 굉장한 스트레스가 있었고, 부적응 학생 등에 대한 생활·학습 지도 등에 어려움이 많지 않았나 추정된다"며 "학교 업무 등이 몰리는 등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합동조사 결과 A씨는 C학생의 학부모로부터 수차례 전화를 받은 후 자신이 알려주지 않은 휴대폰 번호를 학부모가 알고 있어 불안감을 느낀다고 동료 교사에게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연필 사건' 당일인 지난달 12일 저녁 동료 교사에게 '부재중 전화가 엄청 걸려 왔다', '통화에서 학부모가 엄청 화를 냈다', '개인 휴대폰 번호는 어떻게 알았는지 굉장히 불안하다'고 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사건 다음 날인 13일 오전에도 다른 동료 교사에게 C학생의 학부모가 어떻게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알고 있는지 불안하다고 했고, 이 얘기를 들은 동료 교사는 휴대폰 번호 변경 방법 등에 대해 조언했다고 한다.
이 학폭 사안 이외에도 A씨는 문제 행동을 하는 다른 학생들 때문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A씨 학급의 D학생의 경우 문제행동을 일으켜 교감선생님이 D학생 학부모에게 (외부의) 상담을 권유했지만, A씨는 동료 교사에게 D학생 측이 상담을 받지 않은 것 같다는 하소연을 했고, D학생 학부모에게 연락을 했는데 다소 불편함을 느꼈다고 얘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학급의 E학생은 문제 행동과 불안 증세를 보였고 수업 중 난동을 부린 적이 있으며, 2~3일에 1번씩은 '선생님 때문이다'고 소리를 지르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E학생의 학부모는 '집에서는 그러지 않는다'고 반응해 A씨가 지도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합조단은 서이초가 지난달 20일 발표한 입장문 초안에 들어갔던 학폭 사건이 학부모 요구로 누락됐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당시 해당 내용이 언론에 보도돼 서울시교육청의 재검토 요청에 따라 학교 측이 삭제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이초는 입장문에서 해당 학급 내 정치인의 가족이 없다고 했는데, 유명 정치인의 이름과 학교가 관리하는 기록(학부모 이름 등)을 대조해 입장문을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합조단은 실제 정치인 가족이 해당 학급에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합조단은 "실제 정치인 가족이 해당 학급에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A씨가 수업 여건이 좋지 않은 교실을 배정받았다는 일부 언론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합조단은 "(교실은) 무작위로 배정됐다"며 "다만 A씨는 수업공간 부족에 따른 비선호교실을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A씨 학급에서 담임교사 교체 사실은 없었고, A씨의 담당업무는 학폭이 아닌 나이스(NEIS)였으며, 이 업무와 1학년 담임 배정 모두 A씨의 1순위 희망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yos54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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