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기준금리, 15년 만에 최고인 5.25%로 인상···주요국 인상 사이클 마무리될까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기준금리를 14회 연속 인상해 5.25%로 올렸다. 이는 15년 만에 최고치다. 다만 영란은행이 기준금리 수준을 “충분히 제약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해 영국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도 마무리 국면을 향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영란은행은 3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5.00%에서 5.25%로 0.25%포인트 올렸다고 밝혔다. 통화정책위원 9명 중 6명이 0.25%포인트 인상을 지지했다. 2명은 0.5%포인트 인상, 1명은 동결에 표를 던졌다.
영란은행이 2021년 12월부터 쉬지 않고 금리를 올리면서, 영국 기준금리는 2008년 4월(5.2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영란은행은 통화정책 결정문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CPI)이 목표치인 2%를 훨씬 웃돌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의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6월 영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CPI)은 7.9%로, 전달(8.7%)보다 하락했고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미국의 6월 CPI(3.0%)와 비교하면 크게 높다.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금리를 더 올려야 할 수도 있지만 확실하지 않다”며 “다 끝났다고 선언할 때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BBC 인터뷰에선 “CPI가 내려가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을 때까지는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영란은행이 ‘금리 인상 사이클의 끝이 가까워졌다’는 신호를 주진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시장은 영란은행이 처음으로 현재 금리 수준을 “제약적”이라고 평가하고, 물가를 목표 수준인 2%로 되돌리려면 높은 금리 수준을 오래 유지해야 한다고 밝힌 점에 주목하고 있다.
BNP파리바는 영란은행이 다음 달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후 연 5.5%에서 인상을 멈출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종전 전망(5.75%)보다 최종금리 수준을 낮춘 것이다.
앞서 미 연준은 지난달 26일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종전 대비 0.25%포인트 높은 5.25~5.50%로 인상하면서, 추가 인상 여부는 데이터를 확인한 뒤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주요 투자은행은 연준이 9월 금리 인상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점쳤다.
ECB도 지난달 27일 기준금리를 4.00%에서 4.25%로 올리면서 9월 이후 추가 인상과 동결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다고 밝혔다.
박윤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나 ECB와 마찬가지로 영란은행도 추가 인상보다는 동결을 통해 긴축 스탠스를 유지하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며 “영국 고유의 물가 불확실성은 감안하되, 영란은행의 금리 인상 사이클도 마무리 국면에 재진입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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