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고교 20대 흉기난동범 체포…피해 교사는 중태

[분노한 교사들]“정문 학생안전보호실 기록에 없어…담 넘어 침입한 듯”

4일 오전 대전 대덕구 한 고등학교에서 괴한이 40대 교사를 흉기로 찌르고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해당 고등학교에 경찰과 기자들이 몰려있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으로 교권 훼손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더하고 있다. 용의자는 범행 직후 달아났다가 2시간여 만에 붙잡혔다.

4일 오전 10시께 대전시 대덕구 한 고등학교 2층 교무실에서 이 학교 교사 ㄱ씨(40대)가 20대로 추정되는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찔렸다. ㄱ교사는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받고 있으나 피를 많이 흘려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학생들과 학교 쪽의 말을 종합하면, 괴한은 이날 오전 8시40분께 학교 앞에서 학생들에게 “ㄱ교사가 이 학교에 근무하느냐”고 물었다. 잠시 뒤 학교에 들어온 괴한은 교무실로 찾아와 학교 관계자에게 “ㄱ교사가 어디 계시냐”고 물은 뒤 “수업중”이라는 대답을 듣자 교무실 앞 복도 등에서 수업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4일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 경찰 차량이 출동해 있다. 이날 오전 이 학교 교무실에서 20대 괴한이 흉기를 휘둘러 40대 교사가 중태에 빠졌다. 독자 제공

목격자들은 경찰에서 “괴한이 ㄱ교사가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자 흉기를 휘두른 뒤 달아났으며, 이에 앞서 ㄱ교사는 (괴한에게) ‘내가 잘못했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학교 관계자는 “학교를 방문하려면 정문 학생안전보호실에 신원을 밝혀야 하는데 이날 기록에 괴한은 흔적을 남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담을 넘어 침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안전을 위해 학생들을 교실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조처했다”고 말했다.

대전 대덕경찰서는 이날 낮 12시20분께 대전 중구 태평동 노상에서 용의자를 붙잡았다. 앞서 경찰은 ㄱ교사와 용의자가 아는 사이인 것으로 보고 용의자 인적을 파악하는 한편 인근 폐회로텔레비전을 분석해 용의자 도주로를 뒤쫓았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와 피해 교사와의 관계,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해 오후 2시께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4일 오전 대전 대덕구 한 고등학교에서 괴한이 40대 교사를 흉기로 찌르고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사건이 발생한 학교 모습. 연합뉴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