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실종 장애인 신고 않고 노동력 착취한 부부…남편은 구속

수사 압박에 범행 자백…아이 3명 양육 맡기고 휴대전화도 없애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장기 실종 중증 지적장애인을 신고 없이 보호하고 노동력을 착취한 부부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전북경찰청은 장애인복지법,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남편 A(39)씨를 구속하고 아내 B(34)씨를 불구속 상태로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은 장애를 앓는 C씨가 경찰에 실종신고 된 사실을 알고도 2018년 5월 대구로 데려가 가사노동을 시키고 그에 따른 보수를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부부는 고향인 완주군에서 C씨와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이 사건은 C씨 남편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경찰은 탐문수사 과정에서 부부에게 C씨의 행방을 물었으나 이들은 "C씨는 전주에서 잘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심리적 압박을 느낌 A씨는 범행 일체를 자백했고 약 5년 만에 C씨의 행방이 확인됐다.

C씨는 장애인 연금 수당도 받지 못한 채 부부의 아이 3명을 돌보면서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또 C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도 맞지 못하고 휴대전화도 없는 상태로 외부와 격리돼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C씨는 자신이 피해자인 줄 모르고 피해 사실을 정확히 진술하지도 못해 수사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수사해 피의자들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도내 장기 실종사건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는 등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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