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선발 야구’ 소원 이뤄지니 1강으로 우뚝, 투타 기둥까지 살아나면 ‘완전체’ 된다[SS시선집중]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현수만 다시 올라와 주면 완전체다.”
선발 야구의 힘이다. 로테이션을 도는 투수들이 5이닝 이상을 소화하면서 ‘1강’으로 우뚝 섰다. 유일한 약점이 강점으로 변했고 질 것 같지 않은 경기가 이어진다. 투타의 기둥 구실을 했던 베테랑 두 명만 살아나면 더할 나위 없이 강한 전력이 된다. 7연승을 질주 중인 LG 얘기다.
극적인 반전이다. 전반기 마지막 2경기부터 후반기 첫 3경기까지 5연패로 흔들렸다가 곧바로 7연승을 이뤘다. 선발 투수들이 평균 5이닝 이상을 소화해 자연스럽게 불펜 관리가 이뤄졌다. 리드를 빼앗겨도 언제든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며 21세기 최고 시즌을 만들어 간다.
LG 염경엽 감독은 7연승을 이룬 지난 3일 잠실 키움전에 앞서 “이전에는 이렇게 길게 연승할 수 없었다. 선발 야구가 안 되니까 어느 정도 연승을 하면 불펜 과부하를 생각해 우리 스스로 연승을 끊어야 했다”며 “이제는 선발 야구가 된다. 선발 야구가 되면서 연승하고 있다. 이전에는 최고 5연승이었는데 연승이 길어졌다. 더 공격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고 밝혔다.
염 감독의 말대로 7연승 기간 LG 선발진은 평균 5.1이닝을 소화했다. 에이스 아담 플럿코가 코로나19 감염으로 이 기간 등판하지 못했음에도 최원태 영입과 기존 선발투수들의 활약이 맞물렸다. 연승 기간 이닝과 평균자책점에서 두루 나은 수치를 보이는 LG 선발진이다.
이전에는 경기 초중반부터 불펜 활용을 고민해야 했다. 3, 4회에 불펜 문이 열리고 총력전을 각오해야 하는 경기가 많았다. 불펜 뎁스가 워낙 두꺼워서 버텨왔지만 완주를 장담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염 감독은 지난달 29일 트레이드로 영입한 최원태와 마주하며 “우리 구세주가 왔다”고 활짝 웃었다.
선발진 안정과 더불어 불펜의 핵심 고우석이 정상 궤도에 오른 것도 고무적이다. WBC 기간까지 두 차례 부상으로 이탈했던 고우석은 7월에 치른 10경기에서 10.1이닝 피안타율 0.189 WHIP 0.97 평균자책점 0.87을 기록하고 있다. 늘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불을 끄는 김진성(7월부터 10경기 평균자책점 0)과 함께 불펜 쌍두마차다. 험난한 시즌 초반을 보냈던 고우석이 한여름 더위보다 더 뜨거운 공을 던지고 있다.
이렇게 올라올 선수들이 하나둘 올라오는 가운데 정진적 지주 김현수와 케이시 켈리만 살아나면 완전체가 된다. 매달 기복에 따른 부진을 겪는 가운데 염 감독은 둘의 활약이 우승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염 감독은 김현수가 어느덧 주전 야수 중 OPS 최하위가 된 것에 관한 질문에 쉽게 입을 열지 못하며 “현수만 올라와 주면 완전체가 된다”고 답했다. 통산 OPS 0.879인 타자가 OPS 0.712가 됐지만 자신의 자리를 찾아주기를 바랐다.
켈리 또한 고민한 만큼 일어서기를 기대한다. 염 감독은 “후반기에 잘한 적이 많은 투수고 문제점도 잘 알고 있다. 답을 찾고 활약할 것으로 믿는다. 지금 선발진에서 켈리까지 살아나 주면 마운드 운영이 더 편해진다”고 밝혔다. 고전 속에서도 꾸준히 이닝은 소화하고 있다. 현재 124.1이닝으로 이 부문 리그 3위, 팀 1위다. 실점만 줄이면 보다 편하게 승리가 완성된다.
시즌에 앞서 많은 이들이 강팀으로 지목했다. 하지만 1강은 아니었다. SSG, KT와 함께 3강으로 분류됐다. 반환점을 지나 후반기에 돌입하는 시점에서 1강을 바라본다. 지난 3일 기준 2위 SSG와 5.5경기 차이. 황금기를 누렸던 1990년대 중반의 기운이 약 30년 만에 찾아왔다.
선수단 분위기는 당연히 최고다. 오지환, 최동환과 함께 2009년에 입단해 가장 오랫동안 LG 유니폼을 입고 있는 정주현은 “매 경기 질 것 같지가 않다. 올해는 정말 잘 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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