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억 혜자 재계약' 조용히 효자다…7사사구인데 15G 연속 QS, 이게 되네

김민경 기자 2023. 8. 4.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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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자체도 습하고, 땀도 많이 흘려서 피로감이 많이 찾아왔어요."

한화 이글스 에이스 펠릭스 페냐(33)는 3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팀의 4연패를 끊었다.

결국 한화는 페냐를 내리고 좌완 김범수로 마운드를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페냐는 지난해 닉 킹험의 대체 선수로 50만 달러(약 6억원)를 받고 처음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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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날씨 자체도 습하고, 땀도 많이 흘려서 피로감이 많이 찾아왔어요."

한화 이글스 에이스 펠릭스 페냐(33)는 3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팀의 4연패를 끊었다. 6⅓이닝 104구 1피안타 7사사구 6탈삼진 1실점으로 활약하며 5-2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8승(5패)째를 기록하며 한화가 다시 5강을 노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다. 8위 한화는 현재 시즌 성적 38승47패4무를 기록했다. 5위 NC 다이노스(45승43채1무)와는 여전히 5.5경기차다.

눈에 띄는 건 4사구 수였다. 볼넷 4개, 사구 3개를 더해 모두 7개로 개인 한 경기 최다 신기록을 세웠다. 그런데도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엄청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는 뜻이다.

최대 위기는 3-0으로 앞선 7회였다. 6회까지 90구를 던져 한 이닝 정도는 더 끌고 갈 상황이 됐다. 그런데 폭염 경보 속에 경기를 치른 탓인지 평소보다 체력이 더 빨리 떨어졌다. 페냐는 1사 후 김재호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장승현과 강승호를 연달아 사구로 내보내며 만루 위기에 놓였다. 사구 2개 모두 손에 악력이 떨어져 공이 손에서 빠진 결과였다.

결국 한화는 페냐를 내리고 좌완 김범수로 마운드를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김범수가 정수빈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내주는 바람에 페냐의 무실점 투구는 무산됐지만, 추가실점하지 않으면서 1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행진을 이어 갈 수 있었다.

페냐는 7회 연속 사구로 위기에 놓인 것과 관련해 "사실 날씨 자체도 습하고 땀도 많이 흘려서 피로감이 많이 찾아왔다. 그래서 힘이 많이 빠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 한 경기 최다 4사구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매번 나가서 잘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볼넷을 내주고 타자를 내보내는 것도 경기의 일부다. 사람은 완벽하지 않기에 경기가 완벽할 수는 없다. 다만 다음 경기를 위해서 계속 노력해야 한다. 다음 경기는 이번 경기보다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 페냐 ⓒ곽혜미 기자

올해 한화는 외국인 선수 문제로 시즌 내내 골머리를 앓았다.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했던 투수 버치 스미스가 개막전 2⅔이닝 투구를 끝으로 부상을 호소해 방출해야 했고, 총액 90만 달러에 영입했던 외국인 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 역시 22경기 타율 0.125(80타수 10안타), 40삼진이라는 부진한 기록을 남긴 채 짐을 쌌다. 한화는 투수 리카르도 산체스와 타자 닉 윌리엄스를 새로 영입하면서 외국인 교체 카드 2장을 모두 소진해야 했다. 와중에 윌리엄스는 교체카드를 다 쓴 상황에서 고전해 요즘 최원호 한화 감독의 가장 큰 걱정거리다.

그런 의미에서 페냐는 올해 조용히, 그리고 묵묵히 자기 몫을 해 나가고 있다. 효자도 이런 효자가 없다. 1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의 출발점이었던 지난 5월 4일 잠실 두산전 이후로는 7승2패, 94이닝, 평균자책점 2.01을 기록하고 있다. KBO리그에서도 최정상급 에이스의 투구 내용으로 한화 선발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페냐는 지난해 닉 킹험의 대체 선수로 50만 달러(약 6억원)를 받고 처음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13경기에서 5승4패, 67⅔이닝, 72탈삼진,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고 재계약에 성공했다. 최고 153㎞까지 찍히는 강속구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두 구종의 가치를 높이 평가 받은 결과였다.

올해는 35만 달러가 오른 85만 달러(약 11억원)를 받았다. 8월 현재 두 자릿수 승리를 바라보며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으니 기본 100만 달러(약 13억원) 이상을 받는 다른 구단 에이스들과 비교하면 분명 '혜자'계약이다.

▲ 최원호 한화 감독(왼쪽)과 페냐. ⓒ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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