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전북도지사 "잼버리 중단? 근본적 불가능…참가자 만족도 취재됐으면"

한기호 2023. 8. 4.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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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식·인프라, 폭염 대비 부족에 "수만명 모였고 초반엔 조직화돼있지 못해서…"
"상수원 1급수 청소년들이 안 먹으려 해…물병과 에어컨 전력공급 늘릴 것"
"곰팡이 계란? 1.9만개 중 7개…개영식 尹 탓? 판단 못해" 도의원 설화엔 침묵
지난 8월3일 오후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 내 글로벌 청소년 리더센터에서 열린 긴급 현장 대책회의에서 잼버리 집행위원장인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소속 염영선 전라북도의회 의원(졍읍 제2선거구)이 8월3일 같은 당 김관영 전북도지사의 페이스북 게시물에 남겼다가 삭제한 댓글 캡처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등에 제보로 올라왔다가 이내 삭제됐다.<염영선 전북도의원 홈페이지, 구글 검색화면 캡처 갈무리>

전라북도 부안군 새만금에서 열린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시설·숙식·인력 및 폭염 대책 준비 부실로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대회 중단 또는 장소 변경' 여부에 4일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북도의원이 잼버리에 참가한 우리나라 청소년들 '교육 탓'을 한 발언으로 논란을 산 데 대해선 직접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잼버리 집행위원장인 김관영 지사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지금 잼버리를 주장하거나 장소를 아예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데 고려 안 하시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이어 "지원인력까지 해서 5만명 가까이가 있는데 이 사람들이 어디로 옮겨서 지금 새로 한다는 건 화장실 문제라든가, 이 사람들을 지원할 수 있는 설비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라고 부연했다.

그는 또 "영내 프로그램도 하고 영외 프로그램도 하는데, 영외는 실내에서 하는 프로그램도 많고 물가에 가서 하는 프로그램도 많기 때문에 만족도가 굉장히 높고 이 사람들이 즐기고 있는 상황"이라며 "세계(스카우트)연맹의 본부에서 아침마다 회의해서 프로그램을 조정하는데, 어제 같은 경우 전체 프로그램의 약 50%만 운영이 됐고 오늘 같은 경우도 햇빛에 직접 노출되는 (영내)프로그램은 아예 금지시켰다"고 했다.

진행자가 '대회를 중단시킬 정도로 심각하지 않다는 판단이냐'고 묻자 "제가 매일 여기(영지)에서 자고 있다. 여기 새벽엔 제가 담요를 덮을 정도로 굉장히 쌀쌀하다. 낮에 폭염 때문에 상당히 힘들어하는 것"이라며 재차 선 그었다. 다만 "3만5000명의 참가자 학생들이 있고 약 8000명의 봉사하는 성인 스카우터들이 있다"며 "아무래도 초반엔 굉장히 서투르고 조직화돼 있지 못하기 때문에 서비스가 상당히 불만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물과 전기공급이 태부족'이란 지적엔 "저희가 1급수 상수원을 원래 스카우트들이 야영할 때 쓰는 물을 쓰도록 한 세계스카우트연맹 기준에 맞게 저희가 충분히 공급했다"며 "최근엔 이 청소년들이 그 물을 안 먹으려고 한다. 별도의 물병을 요구하다보니까 거기에서 갭(차이)이 나서 물이 부족하다는 얘기들이 많이 나온 건 사실이다. 저희가 어제 대책회의에서 하루에 조그만 물병 5병 정도씩 별도로 공급해주기로 했다"고 물 공급 관련 반론을 폈다.

전기공급에 관해선 "예상했던 것보다 에어컨이 추가로 가동돼야 하는 문제들이 있어서 당초 생각했던 전력량보다 전력수요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판단에 오늘 저녁까지 한전에서 추가 공사를 해 전력공급량을 늘리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의료상황 대응도 충분하다고 자신하느냐는 물음엔 "자신이야 못하지만"이라며 "당초보다 130% 정도의 의료인력 116명을 확보했지만 이것이 지금 상당히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희가 기존 세계 잼버리가 벌어질 때 평균적으로 참가자들 대비 병원에 오는 비율 등을 고려해 '하루에 통상적으로 참가자들의 1% 정도가 병원에 온다, 그러면 4만3000명이 참여하면 하루에 430명 정도가 병원에 올 것이다' 예상하고 그것을 기준으로 의료 인력을 편성한 것"이라고 했다. '날씨가 통상적이지 않다'는 진행자의 지적엔 "(추가 의료인력) 이미 투입이 됐고 추가로 될 예정이고 많은 의사선생님들께서 자원봉사를 자처하고 연락이 온다"고 설명했다.

또 '화장실이 너무 더럽고 어떤 경우 남녀 공용이다'라는 문제 제기엔 "그런(남녀 공용이란) 인터뷰가 있다고 해서 확인했는데 그건 사실과 다르다"며 "남자와 여자의 표시가 정확하게 다 돼 있고, 다만 초반에 화장실이 다소 청결 상태가 유지되지 못해 불만이 있었다는 것은 저도 확인을 했다"면서 청소인력을 70명에서 5배수(350명)로 늘렸다고 밝혔다. '불이 안 켜지는 화장실'의 경우 "400개 정도 운영이 되다보면 가끔 그런 데가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김 지사는 '잼버리 조직위에서 지난 2일 40여명 대원에 제공한 구운계란 80개 중 6개에 곰팡이, 인근 상점의 바가지 가격' 논란에 관해선 "곰팡이 계란은 1만9000개 중 지금 7개가 발견됐다"면서 식품의약안전처 검수 강화 등을 대안으로 거론했다. 종합적으로 행사 준비 예측이 잘못됐다는 고백이란 지적엔 "당초 생각했던 것의 범위를 넘어서는 부분도 있고 또 일부는 프로그램에 굉장히 만족해한다"며 "그런(만족하는) 부분도 취재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반면 김 지사는 '경찰이 (폭염으로) 갑호 비상을 내리고 소방이 대응 2단계를 발령하면서 (지난 2일) 개영식 중단을 요청했는데도 조직위가 강행했다'는 보도에 관해 "당시엔 그런 상황을 전혀 몰랐다"며 "사후 확인해봤는데 당시 행사 중간에 실신한 사람이 있어서 소방에서 강하게 대응을 요구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종합상황실에서 행사 중단 시 추가 소요사태, 어려움 등을 고려해 '행사 단축 진행'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개영식 강행을 윤석열 대통령 참석 예정에 따른 대통령실의 묵살 때문이라는 루머도 돌았는데, 김 지사는 '대통령 부부 참석과 아무 상관이 없냐'는 취지의 물음엔 "글쎄요. 그것까진 제가 판단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최창행 잼버리 조직위 사무총장이 같은 소문에 "완전히 가짜뉴스"라고 부정한 것과는 다른 반응으로 보인다.

염영선 전북도의원이 김 지사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 '잼버리는 피서가 아니라 150만원씩(항공비를) 내고 온 고난극복 체험이다, 해외 청소년들은 얼굴이 빨갛게 익어도 해맑다, 한국 청소년들이 야영경험이 부족하고 잼버리의 가치를 잘 몰라 불평 불만이 많다'는 취지로 댓글을 달았다가 자진 삭제한 논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김 지사는 "지금 상황에선 주최하는 사람들이 더 준비를 철저히 해 서포트를 잘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만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현장에서 안전을 챙기라고 지시한 데 대해선 "어제부터 조직위 공동위원장인 장관 세분과 제가 3시간 동안 회의했다"며 25가지 문제점을 정리해 개선 계획을 이행 중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은 잼버리 참가자들을 위한 대형 냉방버스·냉수 무제한 공급을 지시했고, 한덕수 총리는 임시국무회의를 열어 60억원 규모 정부 예비비 사용안을 의결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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