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에 어지럼증, 돌아갈래요”… 외국인 참가자들 출국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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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못 버티겠습니다. 몸이 아파요. 벨기에 집으로 돌아갑니다."
3일 오후 7시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열린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대 야영지에서 만난 벨기에 출신 참가자 A(16) 양은 엄마와 함께 택시를 잡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새만금 잼버리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면서 정부도 비상대응에 돌입했지만 '극한 폭염'과 주최 측의 부실 운영 등으로 중도 포기하고 출국하려는 참가자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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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10대 등 중도에 포기
외국인 운영요원 “terrible”
코로나 확진자도 19명 발생
부모들, SNS통해 항의·원성
“전쟁통… 아이가 살려달라해”
부안=강한·전수한 기자
“더 이상 못 버티겠습니다. 몸이 아파요. 벨기에 집으로 돌아갑니다.”
3일 오후 7시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열린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대 야영지에서 만난 벨기에 출신 참가자 A(16) 양은 엄마와 함께 택시를 잡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얼굴이 하얗게 질린 A 양은 매우 지친 기색을 보이며 “두통이 심해서 함께 한국으로 온 엄마를 불러 돌아가려 한다”며 말을 아꼈다.
노르웨이 출신 운영요원인 B(19) 양도 “등이 아프고 어지럼증이 심하다”며 함께 온 친구와 함께 이날 밤 야영장을 빠져나왔다고 했다.
새만금 잼버리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면서 정부도 비상대응에 돌입했지만 ‘극한 폭염’과 주최 측의 부실 운영 등으로 중도 포기하고 출국하려는 참가자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인근의 한 택시기사는 “잼버리에서 50분 거리 기차역으로 가는 외국인만 하루에 네 번 태웠다”며 “모두 몸이 안 좋아 보였다”고 말했다. 현재 종합상황실에서는 중도 포기자를 따로 집계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참가자와 운영요원들은 잼버리 내 물과 약품이 인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더위를 피할 그늘과 화장실, 샤워실이 매우 부족하다고 전한다. 일본에서 온 운영요원 C(19) 씨는 “2019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서밋 벡텔 국립공원에서 열린 잼버리에 스카우터로 참가했었다”며 “미국과 비교해 새만금 잼버리는 도로와 길이 좁고, 벌레 약도 구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야영장 바닥이 진흙화돼 습하고 체감온도가 너무 높다”며 “대회 운영이 정말 끔찍하다(terrible)”고 비판했다. 화상연고가 없어 참가자들이 다른 참가자들의 것을 빌리러 다니는 소동도 있었다고 한다.
4일 새만금 잼버리 공식 SNS에는 주최 측의 부실 운영을 비판하는 참가자와 시민들의 댓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한 잼버리 참가자는 “전 세계 158개국에서 4만3000명이 모였다면서 서울 프랜차이즈 카페 매장의 절반도 안 되는 응급실 때문에 베드 부족으로 복도에서 링거를 맞았다”며 “환자가 많아 전쟁통이 따로 없어서 분쟁지역 진료소인 줄 알았다”고 썼다.
또 다른 한 참가자는 음식도 거의 없고, 물도 충분하지 않은데 이에 대한 정보도 없다며 마치 현실판 ‘오징어게임’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 한국 학부모는 “중3 아들이 참가 중인데 더위와 모기로 너무 힘들어하고 소금과 생수도 아직 못 받았다고 한다”며 “중도 포기하겠다는 것을 하루만 더 참아보자고 달랬는데 이런 국제적인 행사를 너무 미숙하게 운영해서 한숨만 나온다”고 전했다. 다른 학부모도 “참가한 아이가 제발 살려달라고 집에 가게 해달라고 연락이 왔다”며 “어제는 씻을 물도 안 나와서 물티슈로 닦고, 모기가 너무 많아서 20군데 이상 물렸다고 사진을 보내줬는데 정말 눈물이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잼버리에서는 코로나19까지 확산되고 있다. 전북도 등에 따르면 3일 오후 기준 잼버리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9명으로 이날에는 더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인 15명은 임시시설로 이송됐고, 내국인 4명은 귀가조치됐다.
전북도 관계자는 “다수 인파가 모인 특성을 고려해 유증상자 발생 시 야영지 내에서 즉각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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