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예고’ 글 하루새 10여건 쏟아져…주말 다중밀집 장소 모방범죄 비상

조율 기자 2023. 8. 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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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발생한 '묻지마 흉기 테러' 이후 인터넷상에는 살인 예고 글이 연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4일 오후 6∼10시 경기 성남시 오리역에서 무차별 살인을 하겠다는 예고 글이 텔레그램을 통해 퍼졌으며,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잠실역, 강남역, 서현역, 한티역 등에서 살인을 저지르겠다는 글이 연이어 올라오는 등 4일 하루에만 총 7건의 살인 예고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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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묻지마 흉기테러’ 공포 확산
잠실역·강남역·부산 서면 등
인터넷에 “살인 저지르겠다”
외신들 “한국 충격에 빠져”
인천 락페스티벌 등 행사 많아
경찰 “강력하게 대응하겠다”
경찰, 경계 강화  3일 경기 성남시 분당 서현역 ‘묻지마 흉기 테러’와 각종 살인 협박 글로 시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오리역에서의 살인 예고 글에 대응해 4일 오전 역에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3일 ‘서현역 묻지마 흉기 테러’가 벌어진 이후 온라인에서는 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오리역에서 “칼부림을 하겠다”고 예고한 글(위 사진)이 올라오는 등 유사 ‘살인 예고 글’이 이날 오전 현재 10여 개가 넘어가면서 ‘칼부림 예고 목록’ 글(아래)도 퍼지고 있다. SNS 캡처

성남 = 조율·박성훈 기자, 김현아 기자

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발생한 ‘묻지마 흉기 테러’ 이후 인터넷상에는 살인 예고 글이 연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역에서 살인을 저지르겠다” 등의 내용이 10여 건 올라오면서, 시민들은 예상할 수 없는 범죄의 피해자가 될까 또다시 두려움에 떨고 있다. 주말 다중밀집 장소를 향하는 시민들도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무차별 살인을 예고한 글들이 퍼지면서 특정된 장소 인근의 주민들과 상인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4일 오후 6∼10시 경기 성남시 오리역에서 무차별 살인을 하겠다는 예고 글이 텔레그램을 통해 퍼졌으며,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잠실역, 강남역, 서현역, 한티역 등에서 살인을 저지르겠다는 글이 연이어 올라오는 등 4일 하루에만 총 7건의 살인 예고 글이 올라왔다. 4일뿐 아니라 5일 부산 서면역, 6일 의정부역 등 주말에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예고 글도 올라왔다.

계속되는 살인 예고에 시민들은 두려움과 불안에 빠졌다. 이들은 인터넷에 올라온 살인 예고 시간과 장소가 정리된 이미지를 다운 받아 해당 장소 방문을 피하고 있다. 잠실역으로 출근하는 나모(27) 씨는 “오늘 예고 글에 잠실역이 포함돼 너무 불안하다”며 “돈이 들더라도 오늘은 택시를 타고 퇴근할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주말 동안 다중밀집 장소로 향하는 시민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4일부터 6일까지 인천 연수구 송도달빛축제에서 진행되는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공식 SNS 계정에는 “모방범죄가 심히 걱정돼 불안하다”, “안전을 위해 소지품 검사 확실하게 해달라”는 참여자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지난달 21일 서울에서 ‘신림동 칼부림 사건’이 벌어진 데 이어 유사한 묻지마 테러 사건으로 인명 피해가 벌어진 만큼 시민들에게 재난문자로 이를 알려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건 발생 당시 관련 재난문자는 한 건도 전송되지 않았는데, 이에 대해 경기도와 성남시는 행정안전부 예규 ‘재난문자방송 발송기준’에 따라 해당 사건이 지방자치단체 문자발송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난문자는 호우·지진·산불·산사태 등 자연재난과 민방공 상황, 정전 사태, 감염병 확산, 방사성물질 누출 예상 등의 상황이 발생하면 전송되고 있다.

전날 밤 긴급회의를 소집한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른바 ‘묻지마 범죄’에 대한 국민 불안이 극도로 높은 가운데 유사한 사건이 연달아 발생해 매우 엄중하고 위급한 상황”이라며 살인예고 글에 대해서도 “피의자를 신속히 특정하고 끝까지 추적해 검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외신들도 서현역 칼부림 사건을 주요하게 보도했다. 특히 지난달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에서 흉기 난동이 벌어진 지 2주 만에 같은 사건이 벌어졌다는 점을 조명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칼부림이나 차량 돌진은 한국에서 잘 벌어지지 않는 일”이라며 “최근 지하철역 사건으로 대중의 안전 문제가 제기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 전국이 충격에 빠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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