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정학 시대의 K-ICT 현실[뉴스와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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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기정학(技政學, techpolitics)'의 시대다.
한국의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산업이다.
기정학의 시대를 맞아 ICT의 글로벌 경쟁력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국가 간 기술 경쟁이 치열한 기정학의 시대 흐름에서 ICT 산업을 육성보다는 규제의 프레임으로만 바라볼 경우, 한국의 기술 종속이 크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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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기정학(技政學, techpolitics)’의 시대다. 지정학에서 지리적인 위치가 국제 정치와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면 기정학에서는 기술력이 국제 질서를 만들고 국제 패권을 좌우한다. 한 국가의 과학기술력이 해당국 경쟁력을 의미한다. 한국의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산업이다. 과거부터 한국을 대표해 온 단어 중의 하나가 바로 ‘정보기술(IT) 강국’이다. 특히, 한국은 인프라 등 하드웨어 중심의 IT 강국에서 초고속인터넷과 이동통신을 비롯해 소프트웨어, 서비스의 개념까지 포함된 ICT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정학의 시대를 맞아 ICT의 글로벌 경쟁력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한국 ICT 산업에 대해 희망보다는 우려를 나타내는 사람이 많아졌다. 국내 ICT 주요 기업들의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양자암호 등 한국의 미래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이들은 이동통신사와 플랫폼 사업자들이지만, 이들의 수익구조가 점점 나빠지고 있어 투자 위축이 우려된다. 국내 이통사업자들의 영업이익을 과거와 비교해 보면, 3사 합산 영업이익률은 2005년 15%에서 2022년 7%로 반 토막이 났다. 기업의 현금창출 능력지표인 에비타 마진율을 기준으로 국내 이통사와 해외를 비교해 보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4개 회원국에서 최하위 수준이다.
국내 플랫폼 사업자들의 처지도 다르지 않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의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월간실사용자수(MAU)를 기준으로 모바일 앱 1위를 줄곧 지켜왔던 카카오톡(4800만 명)과 2위인 유튜브(4608만 명)의 차이가 확연히 줄어들며 유튜브가 카카오톡을 턱밑까지 추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플랫폼 사업자들의 수익구조도 상황이 좋지 않다. 최근 3년간 네이버와 카카오의 영업이익률을 보면, 네이버는 2020년 23%에서 2022년 16%로 줄었고, 카카오도 11%에서 8%로 줄었다.
이런 상황에도 정부는 ICT 산업의 육성보다는 규제에 더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7월 6일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 일각에서 통신산업을 카르텔로 지적하고, 과기정통부는 통신산업의 과점구조를 타파하겠다며 이러한 정책 방안을 내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온라인플랫폼 독과점 남용행위 방지를 위한 법률안(온플법) 제정을 검토 중이다. 업계는 공정위가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을 미리 정하고 의무를 부과하는 사전 규제 방식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기업의 위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서비스 임시중지명령을 내리는 등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규제란 관측이다.
정부와 규제기관 입장에서는 기업 간 공정경쟁을 유도하고 소비자의 편익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국가 간 기술 경쟁이 치열한 기정학의 시대 흐름에서 ICT 산업을 육성보다는 규제의 프레임으로만 바라볼 경우, 한국의 기술 종속이 크게 우려된다. 글로벌 빅테크 공룡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 ICT 플레이어들에 격려와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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