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차남 9년만에 체포… “세월호 유가족은 가장 억울한 분들”

압송되는 유혁기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차남 유혁기 씨가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9년 만인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인천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선사 ‘청해진 해운’의 실소유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차남 유혁기(50) 씨가 세월호 참사 9년 만에 미국에서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인천지검은 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유 씨를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해 검찰청사로 압송했다. 이날 오전 7시 20분경 인천공항에 도착한 유 씨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씀 없는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세상에서 가장 억울한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또 ‘횡령·배임 혐의 인정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유 씨는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국외로 도피한 4명 중 국내로 송환되는 마지막 범죄인이다.

이어 ‘이번 범죄인 인도송환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지’ ‘그동안 검찰 출석 요구를 거부한 이유’ ‘청해진 해운이나 아이원아이홀딩스 경영에 관여하는 것이 맞는지’ 등의 질문에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재판 과정에서 모두 밝히겠다”고 했다. 유 씨는 ‘일각에서 미국 뉴욕 생활을 도피라고 보는데, 어떤 입장인가’라고 묻는 질문에 “법망을 피해 단 하루도 도망 다닌 적이 없다”고 대답했다.

유 씨는 아버지 측근인 계열사 대표들과 공모해 컨설팅 비용 등 명목으로 559여억 원을 횡령한 혐의 등을 받는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은 세월호 참사 직후 선사 ‘청해진 해운’의 실질적인 지배주주로 유 전 회장 일가를 지목하고 경영비리를 대대적으로 수사했다. 검찰은 유 씨가 계열사 경영 전반을 관리하며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3차례 출석을 요구했으나 미국 영주권자인 유 씨가 귀국을 거부하며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

이현웅 기자 leeh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