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옳았다” vs “당장 감옥 가둬야”… 법원 앞 북새통

김남석 기자 2023. 8. 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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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가 이겼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그는 루저(패배자)다. 당장 감옥에 가둬야 한다."

1·6 의사당 난입 사태를 통해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 등으로 세 번째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워싱턴DC 연방법원에 기소인부 절차를 위해 출석한 3일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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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뒤집기’ 혐의 기소인부 절차
지지·반대시위대 등 수백명 몰려
트럼프, 변론선 “무죄” 짧게 답변
말싸움 벌이는 시위대… 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출석을 앞둔 미국 워싱턴주 배럿 프리티먼 연방법원 청사 앞에 트럼프 전 대통령을 희화화한 의상을 입은 반대 시위자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가 말싸움을 벌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도널드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가 이겼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그는 루저(패배자)다. 당장 감옥에 가둬야 한다.”

1·6 의사당 난입 사태를 통해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 등으로 세 번째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워싱턴DC 연방법원에 기소인부 절차를 위해 출석한 3일 오후. 의사당 인근 E. 배럿 프리티먼 법원 건물 앞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반대 시위대와 경찰, 취재진 등 수백 명이 뒤섞여 북새통이었다. 뉴저지에서 온 존 존스(40)는 ‘트럼프는 모두 옳았다’고 적힌 깃발을 펄럭이며 “그는 펜실베이니아·조지아·애리조나·위스콘신에서 모두 승리했다. 미국의 영웅이었고 완벽한 대통령이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심술궂은 아기로 분한 트럼프 풍선 옷을 입고 ‘감옥에 가고 싶지 않아’ 퍼포먼스를 벌인 메디아 벤저민(70)은 “트럼프 넌 감옥에 가야 한다”고 연신 외쳤다. 4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처음 기소돼 뉴욕 맨해튼법원에 출석했을 당시 수천 명의 지지·반대자들이 미 전역에서 몰려 충돌 직전 상황을 연출했던 것과 달리 이날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워싱턴DC 특성을 반영한 듯 반대 시위대가 우세를 보이며 축제를 연상케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골프리조트를 출발해 전용기 편으로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 도착했다. 이후 차량을 이용해 예정보다 이른 오후 3시 20분 법원에 들어섰다. 절차에 따라 전자지문을 찍고 법정에 들어선 그는 목실라 우파디야 판사가 잭 스미스 연방 특별검사가 제시한 4개 혐의에 대한 견해를 묻자 “무죄”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재판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는 대신 주요 증인과 접촉을 금지했다. 다음 심리는 오는 28일 오전 10시로 결정됐으며 이번 재판을 담당한 타냐 추트칸 판사가 진행할 예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항에서 뉴저지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탑승 전 “(이번 기소는) 정치적 반대자에 대한 박해”라며 “오늘은 미국에 매우 슬픈 날”이라고 강변했다.

1·6 의사당 난입 사태는 미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기존 기소 사건과 달리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날 발표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자 52%는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감옥에 있다면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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