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온의 100일… 이재명과 ‘전략적 동거’

나윤석 기자 2023. 8. 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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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재수 끝에 원내 수장에 오른 박 원내대표는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되지만, 계파를 넘나드는 원만한 리더십으로 이재명 대표와의 '전략적 동거'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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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 민주 원내대표 취임 100일
돈봉투·코인 등 잇단 악재속
당내 안정 이끈 점 성과 꼽혀
‘비명계지만 원만한 소통’ 평
“이재명에 할말 해야” 지적도
최고위서 발언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재수 끝에 원내 수장에 오른 박 원내대표는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되지만, 계파를 넘나드는 원만한 리더십으로 이재명 대표와의 ‘전략적 동거’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이 대표에 대한 ‘8월 영장청구설’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이재명 사법 리스크’의 향배에 따라 ‘투 톱’ 간 관계가 결정적인 분기점을 맞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원내대표는 오는 6일 오전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박 원내대표의 최대 성과로는 ‘돈 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 코인 사태’ 등 대형 악재가 잇따라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도 한쪽 계파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으로 당내 안정을 이끌었다는 점이 꼽힌다. 의원총회 등에서 개별 의원들이 이전보다 자유롭게 발언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6월 초·중순만 해도 최고조에 달했던 계파 내홍이 상당 부분 진화됐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박 원내대표는 ‘쇄신 의총’을 통해 가상자산 재산등록에 관한 총의를 모으고,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제안한 불체포특권 포기 수용을 촉구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발목 잡기에만 몰두하는 야당’에서 탈피해 수권 정당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정책 역량을 부각한 점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공이다. 취임 후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대선 공통 공약’부터 우선 처리하자고 제안하고, 최근 집중호우에 따른 전국적 피해에 여야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이끈 사례가 대표적이다. 다만 박 원내대표 특유의 부드럽고 온화한 리더십이 당 위기를 돌파해야 하는 결정적인 국면에서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견도 없지 않다. 익명을 요청한 한 비명계 3선 의원은 문화일보 통화에서 “박 원내대표가 ‘비주류 원내 수장’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에 대해선 의문이 있다”며 “민주당에서 불거진 악재의 대부분은 이 대표와 무관하지 않은 만큼 필요할 때는 ‘각’을 세울 줄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부·여당과의 원활한 소통에 공을 들이느라 야당의 대여(對與) 투쟁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이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 및 ‘백현동 아파트 특혜 개발’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는 가운데 사법처리 결과에 따라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의 관계는 물론 당내 권력 지형이 다시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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