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에 바친 이유 있었네”… ‘버릴 게 없는’ 30㎏ 수박[우리 동네 ‘히든 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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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고을 광주의 진산(鎭山)인 무등산 중턱(해발 300m 이상)에서 안개와 이슬을 맞고 자란 '무등산 수박'(사진)은 진초록 껍질에 줄무늬가 없어 '푸랭이'로 불린다.
무등산 수박은 조선시대 광주에서 임금에게 올린 유일한 진상품이었다.
이 계산법으로 하면 25㎏짜리 무등산 수박은 28만 원을 줘야 맛볼 수 있다.
광주 특산물인 무등산 수박이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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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 줄무늬 없어‘푸랭이’불려
과육 부드럽고 항산화 성분많아
껍질은 장아찌, 씨는 우려 먹어
광주=김대우 기자 ksh430@munhwa.com
빛고을 광주의 진산(鎭山)인 무등산 중턱(해발 300m 이상)에서 안개와 이슬을 맞고 자란 ‘무등산 수박’(사진)은 진초록 껍질에 줄무늬가 없어 ‘푸랭이’로 불린다.
무등산 수박은 조선시대 광주에서 임금에게 올린 유일한 진상품이었다. 무등산 이외의 지역에서는 생산되지 않아 귀한 대접을 받았다. 이 수박은 약 700년 전 고려인 홍다구가 몽고에서 종자를 가져와 개성지방에서 재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최적의 경작조건을 찾아 무등산으로 옮겨 재배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무등산 수박은 일반 수박보다 2∼3배 크다. 가장 큰 것은 30㎏ 이상 나가는 것도 있다. 크기가 커질수록 가격이 누적돼 비싸진다. 8㎏까지는 3만 원이며 17㎏까지 1㎏당 1만 원으로 계산하고, 18㎏이 넘어가면 1㎏당 2만 원을 붙인다. 이 계산법으로 하면 25㎏짜리 무등산 수박은 28만 원을 줘야 맛볼 수 있다.
일반 수박 과육은 빨간색이지만 무등산 수박 과육은 옅은 선홍색이다. 사각사각한 식감의 일반 수박과 달리 과육이 부드러워 감칠맛이 일품이다. 전남대 연구 결과 무등산 수박에는 항산화 성분이 다량 포함돼 있어 부종이나 고혈압, 염증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무등산 수박 껍질로 장아찌나 깍두기를 담그고 씨는 볶아서 차를 끓여 마신다.
출하 시기도 일반 수박과 다르다. 일반 수박은 7∼8월이 제철이지만 무등산 수박은 8월 중순이 넘어야 제맛이 들며 10월 중순까지 먹는다. 올해는 8월 18일부터 출하될 예정이다.
광주 특산물인 무등산 수박이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 기후위기와 까다로운 재배방법 때문이다. 무등산 수박을 한 번 경작하면 지력을 잃어 매년 재배지를 바꿔야 한다. 지난 2000년까지 34개 농가에서 12㏊ 면적에 무등산 수박을 재배했지만 2020년 9개 농가(2.9㏊)로 줄었고, 긴 장마와 집중호우로 작황이 안 좋은 올해는 2.6㏊에서 1500통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15년째 무등산 수박을 재배하고 있는 문광배 씨는 “소득이 적어 포기하는 농가가 많지만 명맥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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