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간척지에 그늘 한 점 없어”…외신들 ‘불볕 잼버리’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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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그늘을 피할 곳 없는 '간척지'에서 야영을 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외신에서 나오고 있다.
3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은 "야외 행사는 서울에서 남서쪽으로 약 180km 떨어진 부안군의 간척지 8.8㎢에서 열리고 있다"며 "자연 그늘이 거의 없는 갯벌에 천막과 텐트가 곳곳에 설치돼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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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악몽]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그늘을 피할 곳 없는 ‘간척지’에서 야영을 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외신에서 나오고 있다.
3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은 “야외 행사는 서울에서 남서쪽으로 약 180km 떨어진 부안군의 간척지 8.8㎢에서 열리고 있다”며 “자연 그늘이 거의 없는 갯벌에 천막과 텐트가 곳곳에 설치돼 있다”고 보도했다.
에이피(AP) 통신도 “나무 한 그루 없는 광활한 지역에서 더위를 피할 곳이 없는 잼버리를 개최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2일) 기온이 최고 37.7도(℃)까지 치솟는 등 수년 만에 최악의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회가 열렸다”고 했다.
대회 참가자들도 “그늘이 없어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7년째 스카우트 활동을 하는 말레이시아 출신의 자원봉사자 레오나 아자르는 뉴욕타임스에 “마치 사우나 같다. 그늘을 찾기가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아자르는 “땀이 줄줄 흐른다. 도처에서 사람들이 기절하고 있었다”고 했다. 한 자원봉사자는 가디언에 “지쳤다. 그늘을 찾기도 어렵고, 그늘에 있어도 여전히 매우 더운 데다 바람도 거의 불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간척지의 높은 습도가 폭염과 만나면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한진 대전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4일 와이티엔(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바로 직전까지 야영지에 비가 많이 왔고, 물 빠짐이 좋지 않은 뻘 지역”이라며 “수분도 많고 온도가 계속 높아져서 온도와 습도가 다 높은 상태”라고 했다.
오 교수는 “텐트 안에는 온도가 거의 40도에 육박할 것”이라며 “온도와 습도가 높은 곳에서는 체온 조절에 더 큰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체온을 조절할 때는 피부에서 땀이 마르면서 체온이 떨어지는데, 습도가 높으면 이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 교수는 “수분을 없애주는 에어컨 같은 시설이 있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스카우트 학생들이 잠시라도 시원하게 쉴 수 있는 냉방 대형버스와 찬 생수를 공급할 수 있는 냉장·냉동 탑차를 무제한 공급하라”고 지시했다. 행사 개막일인 1일부터 3일 오전까지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540여명이다. 2일 저녁 3시간여 열린 개영식에서만 139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108명이 온열질환자였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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