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 상상하며 쾌감"…이 와중에 '살인 예고글' 올리는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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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달아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과 관련, 유사한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이른바 '살인 예고글'이 온라인상에 지속적으로 게시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후 신림동에서 살인을 하겠다는 예고 글이 10건 게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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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달아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과 관련, 유사한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이른바 '살인 예고글'이 온라인상에 지속적으로 게시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타인의 두려움을 보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후 신림동에서 살인을 하겠다는 예고 글이 10건 게시됐다. 글 작성자 1명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고 나머지 9건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 3일 경기 성남시 서현역 인근 백화점 'AK플라자 분당'에서 총 14명의 중경상 피해자가 발생한 차량 돌진, 흉기 난동 사건 이후에도 최소 5건의 살인 예고글이 올라왔다. 경기 오리역, 서울 잠실역 및 한티역, 부산 서면역, 경기 의정부역 등 장소도 다양하다.
경찰은 이 같은 글을 게시한 사람들을 추적하는 한편 해당 장소에 경력을 배치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범죄 심리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살인 예고글이 계속해서 등장하는 배경에는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만큼 실제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살인 예고글에 달린 무섭다는 댓글들을 보고 사람들이 느낄 두려움을 상상하면서 쾌감을 느끼는 심리"라며 "실제로 일을 저지르지는 않아도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배상훈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그런 글을 올리는 사람들은 대체로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심리가 강하다"며 "이렇게 계속해서 이슈화가 될수록 살인 예고글은 엄청나게 더 불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배 교수는 이 같은 글이 정신질환자들을 자극할 수 있어 우려된다고 했다. 그는 "이번 서현역 사건 피의자처럼 자극을 잘 받는 정신질환자들이 있다"며 "사회 분위기가 이런 식으로 흘러가면 실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이 자극을 받아 또 다른 범죄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전담대응팀을 구성해 살인 예고글을 적극 수사할 계획이다. 강력형사까지 투입해 범죄사실이 포착될 경우 가능한 처벌규정을 최대한 적용할 방침이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범행 대상과 장소를 특정해 살인 예고글을 공개적으로 게시할 경우 살인예비음모죄를 적용해 처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살인은 생명을 빼앗는 범죄이기 때문에 다른 범죄와 달리 준비 단계에서도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협박 혐의로는 처벌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상대방의 반항심을 억압할 정도의 공포심을 일으켜야 협박죄가 성립한다는 것이 판례"라며 "협박의 주체가 협박 내용을 실현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된다면 처벌이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성남(경기)=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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