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MBC 대주주 검사에 '이동관 꽃길 깔아주려는 것' 반발

정철운 기자 2023. 8. 4.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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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가 4일 MBC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검사감독 실지 조사에 나섰다.

한편 방통위가 3일 권태선 이사장과 김기중 이사 해임 청문 실시를 통보한 상황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같은 날 성명을 통해 "감사원이 진행 중인 방문진 국민감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방통위가 예고한 방문진 실지 검사·감독은 시작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해임을 하겠다고 통보한 것"이라며 "수사 진행 중에 최종 선고를 해버리는 무법적 횡포이자, 말 그대로 '묻지 마' 해임"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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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부터 방송문화진흥회 검사감독 실지 조사 시작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사무검사 아니라 방송장악"
방문진 "감독권 인정 못해" 방통위 "방해하면 행정처분"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4일 오전 10시경 방통위 조사관들이 서울 상암동 방문진 사무실에 도착하자 이들을 기다리고 있던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소속 조합원들이 방통위 관계자를 향해 항의하는 모습. ⓒ언론노조 MBC본부

방송통신위원회가 4일 MBC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검사감독 실지 조사에 나섰다. 앞서 방통위는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 지명 하루 전날인 7월27일 방문진에 실지 검사·감독을 통보했다. 이번 조사는 4일과 7일 이틀에 걸쳐 이뤄지며, 방통위는 4명의 조사관을 파견했다. 방통위가 지난 3일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과 김기중 이사에 대한 해임 청문 실시를 통보한 상황에서 '결론'이 정해진 조사에 나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4일 오전 10시경 방통위 조사관들이 서울 상암동 방문진 사무실에 도착하자 이들을 기다리고 있던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소속 조합원들이 '돌아가십시오! 부당한 방송장악입니다!', '국가기관 총동원한 방송장악 즉각 중단하라'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

이호찬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사무 검사의 목적이 뭐냐. 검사감독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이사장 해임 절차를 개시하는 것이 옳은 것이냐”고 물으며 “결과도 안 나왔는데 해임 절차를 진행한 것은 이번 조사 자체가 요식행위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성환 방통위 지상파방송정책과장은 “방문진 사무 전반을 조사하러 나왔다. 협조해달라. 조사를 방해하는 경우 행정처분이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자리에서 김윤섭 방문진 사무처장은 “방문진에 대한 방통위의 검사감독권을 인정하지 않되, 통상적 수준의 자료협조에는 응한다는 게 이사회 의결사항이다. 그 이상 그 이하도 현장 조사는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들이 받은 법률 자문 결과에 의하면 검사감독권은 적어도 법인 설립에 관한 허가취소 권한이 있다는 걸 전제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김성환 과장은 “우리는 충분히 검사감독 권한이 있다는 입장이다. 성실히 협조 바란다. 검사감독 방해행위가 있으면 행정처분이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의 항의 모습. ⓒ언론노조 MBC본부

이호찬 MBC본부장은 이날 이 같은 상황을 가리켜 “이미 해임이란 결론을 내려놓고 시작하는 것이 어떻게 검사감독인가”라며 “MBC 장악 시도의 일환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동관이 임명되기 전에 이사진까지 모두 교체한 다음 이동관에게 꽃길을 깔아주려는 것이다. 이것은 사무검사가 아니라 방송장악 시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방통위가 3일 권태선 이사장과 김기중 이사 해임 청문 실시를 통보한 상황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같은 날 성명을 통해 “감사원이 진행 중인 방문진 국민감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방통위가 예고한 방문진 실지 검사·감독은 시작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해임을 하겠다고 통보한 것”이라며 “수사 진행 중에 최종 선고를 해버리는 무법적 횡포이자, 말 그대로 '묻지 마' 해임”이라고 비판했다.

MBC본부 노조는 “오는 23일 김효재김현 위원의 임기가 끝나면 방통위 의결이 불가능한 만큼, 그 전에 방문진 이사 2명을 해임을 마무리 짓겠다는 속셈”이라며 “김효재 직무대행 체제에서 온갖 더러운 피를 보고, 이동관에게는 꽃길만 깔아줘 이동관 임명 이후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MBC 사장에 앉히겠다는 계산”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방송 독립'이 아니라 '방송 장악'에 앞장선 방통위는 차라리 없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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