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준비기간 무색한 ‘졸속’ 잼버리

2023. 8. 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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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된 혼란이었다.

개최를 3개월 앞둔 5월, '새만금 2023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부지는 전라북도 부안군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물에 잠겼다.

당정도 잼버리에 쿨링 텐트·버스와 얼음물 10만명분을 매일 공급하겠다는 대책을 세웠다.

잼버리 부지에 자리 잡은 편의점 등이 소비자 권장 가격보다 10~30% 비싼 가격에 물건을 판매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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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생 엉망·병상 부족에 바가지 논란
총체적 준비 부실에 국격 저하 우려
3일 잼버리 델타구역 내 덩굴터널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더위를 피하고 있다. 행사기간 폭염이 예상됐지만 조직위가 내놓은 대책은 덩굴터널이 사실상 유일했다. [연합]

예고된 혼란이었다. 개최를 3개월 앞둔 5월, ‘새만금 2023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부지는 전라북도 부안군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물에 잠겼다. 여의도 면적의 3배나 되는 평지 위에 행사장이 조성된 만큼 폭우, 폭염 등 자연재해에 취약하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7월 내내 이어진 장마로 추가 시설 마련은 지지부진했다.

2017년 개최가 결정된 이후 6년이라는 준비 시간이 무색한 총체적인 준비 부실로 대한민국의 국격이 땅에 떨어졌다. 정부는 발등에 불이 이미 떨어지고나서 황급히 대책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4일 잼버리 영내 온열환자 속출 사태 대응을 위한 예비비 지원을 위해 임시국무회의를 소집했다. 당정도 잼버리에 쿨링 텐트·버스와 얼음물 10만명분을 매일 공급하겠다는 대책을 세웠다. 문제가 된 식사, 화장실, 샤워실 문제도 대폭 확충해 해결하겠다고 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폭염이다. 현재 부안은 거대한 ‘불가마’다. 낮 최고 기온이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연일 지속되고 있고 뻘밭인 행사장에 장마 기간 만들어진 물 웅덩이가 여전하다. 내리쬐는 햇볕에 물이 수증기로 변하면서 습도와 체감온도를 급격히 높이고 있다. 물 웅덩이에서는 모기, 파리 등 각종 벌레가 들끓고 있다.

4일 잼버리조직위 등에 따르면 대회기간중 발생한 누적 환자는 최소 13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일까지 온열질환 315명, 햇빛 화상 106명 등 1131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열대야와 폭염이 이어진 지난 3일에는 100명 이상이 소방 구급대에 의해 이송 조치됐다.

설상가상, 잼버리 영지 내 코로나19 확진자까지 급증새를 보이며 우려에 우려를 더하고 있다. 전북도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낮 12시 기준 영지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19명(남성 10명, 여성 5명)으로 나타났다. 전날 동시간 대비 10명이 증가한 것이다.

화장실, 샤워 시설, 휴게 시설, 병상 등 기본 시설도 턱없이 부족하다. 캠프와 화장실 간 거리고 멀고 4만3000여명이라는 인원을 수용하기 부족하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애초 병상은 50개에 불과했다. 참가자들은 1인당약 117만원(900달러)를 내고 참가했지만 참가비 만큼의 시설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바가지 논란’도 불거졌다. 잼버리 부지에 자리 잡은 편의점 등이 소비자 권장 가격보다 10~30% 비싼 가격에 물건을 판매했기 때문이다. 박지영 기자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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