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위험하니 조심”...370만명 찾던 이 나라, 여행객 뚝 끊겼다는데

한재범 기자(jbhan@mk.co.kr) 2023. 8. 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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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中도착 여행객 5만2천명
4년전 370만명 비해 급감
지정학적 갈등·반간첩법 우려에
비즈니즈 출장까지 발 끊겨
中 외교부, 서둘러 비자 발급 규정 완화

올해 상반기 중국을 외국인 여행객의 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비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제한 조치를 해제하고 국경을 다시 개방했지만 서방과의 지정학적 갈등 지속, 반간첩법 시행 등에 따른 불안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한 각종 규제를 풀고 국경을 열었지만 외국인 방문객들이 외면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여행사를 통해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수는 5만2000명에 불과했다. 2019년 1분기에 여행사를 통해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수가 총 370만 명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관광 수요는 상당 부분 급감한 셈이다.

특히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집계된 외국인 관광객의 절반 이상이 미국이나 유럽이 아닌, 중국 본토에 근접한 홍콩이나 마카오, 대만에서 온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샤오첸후이 중국관광협회 이사는 지난 5월 연설에서 “유럽, 미국, 일본, 한국 방문객 수가 모두 크게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출처=블룸버그]
범위를 중국 주요 도시로 좁혀도 감소세가 뚜렷했다. WSJ는 올해 상반기에 베이징과 상하이를 방문한 외국인 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전했다.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두 도시도 방문객 감소세를 피하지 못한 것이다.

WSJ는 중국으로 향하는 항공편 부족이 관광수요 급감에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다만 그보다 큰 원인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와의 갈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시행된 반간첩법 개정안에 따라 여행객들은 중국으로의 여행을 더욱 꺼릴 수밖에 없게 됐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지난 6월 당시 국무부는 “중국 정부는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 없이 현지 법을 자의적으로 집행하고 있다”면서 “중국을 여행하거나 거주하는 미국 시민들은 범죄 혐의에 대한 정보 없이 영사 서비스도 받지 못하면서 구금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중국 본토 여행을 재고할 것을 경고하는 여행경보를 발형한 상태다.

이 같은 현상 때문에 비즈니스 출장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중국 관련 투자 자문 로펌인 해리스 브릭큰의 파트너 댄 해리스는 “현재 기업들은 중국 출장에 대해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며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가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보스턴에서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일하는 매트 켈리 씨는 “15년 전 중국 남부의 그림 같은 언덕 도시 구이린을 자전거로 여행했던 기억이 좋다”면서도 “그 후로 중국을 두 번 더 방문했지만 지금은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밝혔다.

WSJ은 이 같은 관광객 급감으로 인한 관광업 침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좀처럼 경기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 중국에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외국인 여행자 수의 감소가 중국 관광업계의 생사를 좌우할 만큼 결정적인 위협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견해도 적지 않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태국 등과는 달리 중국은 국내 여행자의 수요가 크다는 것이다.

중국으로의 입국자 급감한 가운데 중국 외교부는 입국 비자 완화라는 비상책을 마련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3일 중국 외교부는 긴급 상황에만 허용했던 비즈니스 목적의 비자 발급 규정을 보다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중국을 자주 방문하는 여행객의 경우 비자의 유효기간을 최대 3년까지 연장해주기로 했다.

중국 이민국 관계자 지아 통빈은 이번 입국 비자 완화 조치에 대해 “안정적인 산업과 공급망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며 “국내 기업이 국제 시장에서 기회를 포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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