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염병 던지자 입영사무소 화르륵… 러 내부서 잇따른 방화 사건
러시아가 최근 국민의 징집 연령 상한선을 기존 27세에서 30세로 높이는 법안을 가결한 가운데, 러시아 내부에서 이에 대한 불만 표출로 추정되는 방화가 잇따르고 있다. 다만 러시아 측은 방화가 신원 미상의 보이스피싱범의 강요에 의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3일(현지 시각) 러시아 독립 매체 메두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2일까지 닷새간 러시아 전역에서 군 입영사무소와 국방부 건물에 불을 지르려는 시도가 최소 28건 발생했다. 대부분 방화는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카잔 등 주요 도시에 집중됐다. 특히 입영사무소에 대한 여러 차례의 공격은 지난해 9월 동원령이 발표된 이후 최대 규모라고 메두자는 설명했다.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에는 방화 상황이 담긴 영상이 확산했다. 이를 보면, 대부분 방화범들은 원거리에서 건물을 향해 화염병을 던지고 달아나는 방식을 이용했다. 화염병을 던지자, 불길은 건물 자재를 불쏘시개 삼아 금세 타올랐다.
이처럼 국민들의 방화가 잇따르고 있는 배경으로는 최근 러시아 정부가 징집 방침을 강화했다는 점이 꼽힌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달 국민 징집 연령 상한선을 27세에서 30세로 높이는 법안을 가결했다. 앞으로 연방평의회(상원의회)의 승인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서명을 거치면, 법안이 발표된다. 일부 국민이 여기에 불만을 품고 군 관련 건물에 불을 지르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고문은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 의회가 징병 연령을 30세로 상향하는 법안을 승인한 뒤 격앙된 시민들이 불만을 드러내기 위해 입영사무소에 불을 지르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억압이 심해지면 저항도 강해진다”고 했다.
다만 러시아 국영 언론은 방화가 ‘보이스피싱’에 의해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타스통신은 연방보안국(FSB)을 인용, “그들(보이스피싱범)은 피해자들에게 금융 거래를 강요한 다음, 돈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하면서 테러 공격을 제안한다”며 “사회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이 표적이 된다”고 했다. FSB 요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범이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해치겠다”며 건물에 불 지를 것을 강요해 국민들이 협박에 못 이겨 지시에 따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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