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서이초 교사, ‘연필 사건’ 당일 학부모 전화 수차례 받았다”

2023. 8. 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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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 A(24)씨가 '연필 사건' 발생 당일 학부모로부터 수차례 전화를 받아 이에 대한 불안감을 동료에 털어놨던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4일 오전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에 대한 교육부·서울시교육청 합동조사 브리핑에서 "동료 교원의 진술 결과 고인(A씨)는 연필사건 발생 당일 학부모가 여러 번 고인에게 휴대폰으로 전화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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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서이초 교사 사망’ 교육청 합동조사 결과 발표
“서이초 교사, ‘연필 사건’ 당일 수차례 학부모 전화”
부적응 학생 지도로 생활지도 어려움 정황도
서이초 교원 70% “교권 침해 경험했다”
숨진 서이초 교사 유족이 공개한 교사의 생전 모습. [유가족 측 네이버 블로그]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 A(24)씨가 ‘연필 사건’ 발생 당일 학부모로부터 수차례 전화를 받아 이에 대한 불안감을 동료에 털어놨던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4일 오전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에 대한 교육부·서울시교육청 합동조사 브리핑에서 “동료 교원의 진술 결과 고인(A씨)는 연필사건 발생 당일 학부모가 여러 번 고인에게 휴대폰으로 전화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교육부는 “고인은 자신이 알려주지 않은 휴대폰 번호를 해당 학부모가 알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다고 동료교원에게 말했다”고 설명했다.

A씨가 담임을 맡은 학급 학생이 지난달 12일 연필로 다른 학생의 이마를 그었던 사건이다. A씨가 이 사건 이후부터 극단적 선택을 한 지난달 18일까지 일주일가량 해당 학생 학부모로부터 수차례 전화를 받았다는 사실이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나면서, A씨 사망 원인이 ‘악성 민원’에 있다는 의혹이 나왔다. 앞서 서울교사노동조합은 A씨가 동료에게 방학 때 휴대폰 번호를 바꿔야겠다고 했다는 증언이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 학생 관리, 학부모 민원 대응 등 학내 업무 과중이 A씨의 죽음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확인된 셈이다.

다만 교육부는 “학부모가 고인의 휴대폰 번호를 알게 된 경위와, 담임 자격 등을 언급한 폭언 등이 있었는지 여부는 경찰 수사를 통해 확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사에 따르면 연필 사건 외에 A씨 학급에 접수된 학생 간 발생한 학교폭력은 없었다. 학급 내 정치인의 가족이 있다는 의혹 또한 사실이 아니었다.

서울 서초구 서이초 인근에 A씨를 추모하는 조화가 놓여있다. 임세준 기자

A씨가 학급 내 부적응 학생 등으로 업무 부담을 겪었던 정황도 확인됐다. 교육부는 “실제 학기 초부터 문제행동 학생으로 인해 (A씨가) 생활지도에 어려움이 있었고 학기 말 업무량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밖에 A씨의 담당업무가 학교폭력이 아닌 나이스(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이었다는 서이초 측 입장도 확인됐다. 다만 앞서 A씨 유족은 A씨가 나이스를 비롯한 업무과다를 겪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담당했던 나이스 업무에선 시스템 관리, 인증서 관련, 나이스 관련 연수 등을 함께 담당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또 수업 공간이 부족했던 여건 상 비선호 교실을 사용했던 것으로도 나타났으나 이는 무작위 배정에 따른 것이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대다수 서이초 교원이 교권 침해를 경험했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다. 조사단이 서이초 교원 65명 중 41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7일부터 28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9%는 ‘교권 침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 70%는 학부모의 민원·항의를 월 1회 이상, 이중 6명은 월 7회 이상 경험했다고 밝혔다. 교원들은 조사에서 ‘담임 외 업무 병행과 과밀 학급, 지나친 간섭·막말 등으로 학부모 응대에 어려움이 있다’고도 답했다. 서이초 교원들은 교권 보호를 위한 ▷민원처리반 도입 ▷악성민원을 교육활동 침해로 신고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방지를 위한 관계 법령 개정 및 학교 업무경감을 위한 ▷출결 처리 민원 전자시스템 도입 ▷업무지원 인력 확대 ▷학급당 학생 수 제한 등을 요구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교육부는 교단에 선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내기 교사의 죽음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다시는 이러한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학교 공동체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하여 무너진 교권을 바로 세워 가겠다”고 말했다.

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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