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T세포, 악성종양 앞에서 유독 왜 약해질까…실마리 찾았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미국 연구팀이 이에 대한 의미있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암세포를 공격해야 하는 면역세포인 세포독성 T세포(Cytotoxic T)가 종양에 노출된 후 6~12시간 이내에 기능이 사라져버리는 '소진' 현상을 보인다는 점을 발견한 것.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왜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암세포를 제거하지 못할까?
최근 미국 연구팀이 이에 대한 의미있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암세포를 공격해야 하는 면역세포인 세포독성 T세포(Cytotoxic T)가 종양에 노출된 후 6~12시간 이내에 기능이 사라져버리는 ‘소진’ 현상을 보인다는 점을 발견한 것.
메리 필립 미국 밴더빌트대 의대 교수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면역학(Nature Immunology)’에 암 모델 동물실험을 통해 이같은 T세포의 특성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세포독성 T세포는 킬러 T세포(Killer T cell)라고도 불리는 대표적인 면역세포로,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된 조직세포를 파괴하는 역할을 해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서 핵심기능을 담당한다. 그러나 유독 사멸해야 할 비정상 세포들이 과다증식해 주위 조직과 장기에 침입하는 암 혹은 악성종양에 대해서는 이를 파괴해야 하는 T세포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에너지를 소진하고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현상이 관찰돼 왔다.
연구팀은 T세포가 어떻게 소진되는지 밝혀내고 이를 예방하거나 역전시킬 수 있는 표적을 찾기 위해 간암 유전자를 발현시킨 실험용 ‘간암 모델 생쥐’를 사용했다. 이 모델은 사람과 비슷하게 나이가 들면서 간 종양이 발생해 면역반응을 추적할 수 있고, 추적 가능한 T세포를 주입해 종양에 대한 T세포 활동의 변화도 연구할 수 있다.
그 결과 간암 쥐에 주입된 T세포는 종양에 노출되자 활성화되면서 분열하기 시작했지만, 6~12시간 이내에 염색질(DNA가 들어있는 세포 부분)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유전자 발현에도 이상이 생기는 등 다양한 소진 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변화는 전이성 흑색종(피부암의 일종) 모델에 노출된 T세포에서도 나타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정 유형의 종양에 노출된 T세포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또 종양에서 분리된지 5일 이상 지난 T세포를 종양이 없는 쥐에 이식해도 소진된 기능이 회복되지 않음을 확인했다. 이는 종양에 노출된 후 발생한 변화가 이미 ‘T세포에 각인됐음’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필립 교수는 “종양이나 병원체 같은 항원에 오래 노출된 T세포는 활동하다가 어느 시점이 되면 점차 약해지는 ‘소진현상’을 보인다”면서 “하지만 T세포의 기능장애나 소진이 6~12시간 안에 나타날 것으로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연구팀은 2016년과 2017년 발표한 연구에서 종양을 겨냥해 활성화된 T세포가 5일 만에 기능장애를 일으키고, 세균 감염 등으로 활성화된 T세포와 비교해 유전자에 수천가지 차이점이 생긴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이후 진행된 이번 연구에서는 소진이 발생한 T세포를 다시 정상화하기 위한 핵심 유전자 또는 신호 경로를 찾고자 했지만, 구체적인 결론을 얻지는 못했다.
필립 교수는 “T세포 기능장애를 되돌릴 핵심 표적을 찾지는 못했지만, 세균 감염 등으로 T세포가 활성화됐을 때는 종양에서와 달리 염증관련 유전자와 전사인자 발현이 증가하는 등의 경향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면역관문 억제제와 다른 면역요법이 상당수의 환자에서 효과를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를 예측해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치료법을 피하는 게 중요하다”며 “선천적 면역경로를 활성화해 T세포 기능을 강화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