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우루과이는 목마르다, 생수 가격 5배 폭등

KBS 2023. 8. 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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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런 기후변화가 초래한 폭염과 또, 가뭄 때문에, 남미는 심각할 정도로 마실 물이 부족할 정도입니다.

특히 우루과이 상황이 심각하다고 하는데요.

현재 남미에 머무르고 있는 한국외대 손혜현 겸임교수 연결해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우루과이에서는 물이 부족해서, 물 비상사태까지 선포했다면서요?

[답변]

우루과이는 74년 만의 최악의 가뭄으로 두 달 넘게 전체 인구의 60%가 거주하는 수도권에 물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강우량 부족으로 수도권의 식수원인 파스코 세베리노(Pasco Severino) 저수지가 거의 고갈된 상태라 현재 마실 수 있는 물이 겨우 저수지 용량의 1%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루과이 정부는 지난 5월부터 강 하구 지역의 강물을 끌어와 담수에 섞어서 수도권 주민들에게 공급하고 있는데 물의 염도가 허용치 보다 높은 수준이어서 주민들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큽니다.

이달 초 정부는 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새로운 저수지 건설을 지시했습니다만 긴급한 물 위기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생수 사용을 권고하고 나서자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강하게 항의하고 있습니다.

안전한 물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생수에 대한 수요 증가로 생수 가격이 다섯배 이상 폭등하였을 뿐만 아니라 생수와 음료수 공급도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우루과이는 세계 최초로 헌법에 식수에 대한 접근을 인간의 기본권으로 포함시킨 나라이기 때문에 현재의 물 위기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매우 큰 상황입니다.

[앵커]

우루과이에서 식수가 고갈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올해만 특별한 일인가요?

[답변]

우루과이 식수부족의 직접적인 원인은 강우량 부족으로 인해서 담수 매장량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겠죠.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기후위기와 정부의 계획부족입니다.

우루과이의 강우량은 최근 3년 반 동안 평균보다 25%나 적었고, 올 상반기에만 43%가 감소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루과이가 겪고 있는 물위기는 단순히 강우량 증가로 해결될 일시적인 현상이 아닙니다.

그 이유는 근본적인 원인이 기후변화와 가뭄에 있기 때문이죠.

기후 과학자들은 기록적인 가뭄이 라니냐 현상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라니냐 현상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앞으로 더 자주 더 강한 강도로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옵니다.

따라서 지금의 물위기를 초래한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고 물 관리와 관련된 투자 확대와 보다 엄격한 환경정책의 이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물 위기는 정부의 담수 비축량을 늘이기 위한 투자와 계획 부족의 산물이며, 가뭄이 이 문제를 더욱 약화시킨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이런 문제가 우루과이만의 문제는 아닐텐데요,

중남미 다른 국가들의 상황은 어떤가요?

[답변]

우루과이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그리고 파라과이도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어려움을 격고 있습니다.

칠레의 안데스 산맥에는 수년동안 눈이 내리지 않습니다.

이들 국가들은 남미에서 가장 큰 농업생산국이자 세계 최대의 대두와 옥수수의 생산국입니다.

그런데 장기간의 가뭄으로 농업용수가 부족해지고 하천수위가 낮아지면서 수확량과 운송에 큰 차질이 생겨서 경제적인 손실이 아주 큽니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경우 올 상반기 농업활동이 30% 이상 감소하면서 수출이 22%나 하락했습니다.

그 결과 일부 전문가들은 2023년 아르헨티나의 GDP가 3%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문제는 가뭄만이 아닙니다.

폭염과 폭풍 또한 큰 문제입니다.

올해 초 사상 최악의 폭염을 기록한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와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의 기온은 41°C였으며, 체감온도는 58°C였습니다.

열대 태평양 연안의 페루, 칠레, 콜롬비아 그리고 에콰도르는 해수온 상승으로 어획량이 크게 감소했습니다.

멕시코, 중미 그리고 카리브해의 일부 지역은 열대성 폭풍과 홍수로 집과 삶의 터전이 파괴되고 대량의 기후난민이 발생했습니다.

특히 쿠바는 최악의 경제상황 속에서 허리케인까지 닥치면서 1980년 이후 가장 많은 수의 국민이 미국으로 이주했습니다.

고온고습으로 모기번식이 증가하면서 뎅기열과 말라리아 환자도 크게 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지구온난화와 관계가 있는데요.

한쪽은 극심한 가뭄으로 그리고 또 다른 한쪽은 홍수로 중남미는 현재 심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앵커]

상황이 심각하네요.

이정도 상황이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것 같은데 각국 정부와 국제사회는 어떤 조치들을 내놨나요?

[답변]

중남미에서는 아침마다 집 앞 길을 물로 청소하는 풍경이 흔했는데, 최근에는 많이 볼 수 없습니다.

많은 국가들이 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물 사용량을 제한하고 물을 재처리해서 농업이나 산업용수로 재사용하고 있고, 해수 담수화, 관개시설 현대화, 하수재처리시설 구축 그리고 수력발전을 대체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발전을 촉진하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급수를 제한하고 있고 우루과이는 식수를 정원과 세차 등 비우선적인 목적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페루는 사막화 및 가뭄 방지를 위한 국가 전략을 수립했습니다.

멕시코는 지하우물 복구, 공급원개선, 물 절약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가뭄과 화재를 예측하고 기후 영향을 관리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적 금융적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세계식량기구(FAO)는 가뭄 저항성 종자를 배포하고 있고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을 위한 기후기금에서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현재 중남미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덜 풍부하고 더 불규칙한 강수량을 고려해서 물을 합리적으로 사용하는 장기적인 물계획 수립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입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손혜현 한국외대 겸임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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