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거동 불편한 어르신 투표율 올리려... ‘집까지 찾아가는 차량 투표소’ 추진
이동식 차량에서 직접 투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투표를 포기하지 않도록 자택까지 찾아가는 ‘이동식 차량 투표소’를 일본이 실험적으로 도입한다. 4일 니혼게자이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내년에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에서 열릴 시장 선거와 시의회 의원 선거에서 ‘자택 투표’를 처음으로 시도한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쓰쿠바시의 투표 결과를 통해 노인 투표율이 얼마나 높아지는지 검증하고, 향후 전국으로 확대할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자택 투표는 말 그대로 집에서 하듯 편한 시간과 장소를 유권자가 지정해 투표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노인 유권자가 오후 2시에 집 앞에서 투표를 하고 싶다고 전화나 인터넷으로 예약하면, 그 시간에 맞춰 이동식 차량 투표소가 집 앞으로 온다. 유권자는 차량에 탑승해 투표하면 된다. 투표 절차는 일반 투표소와 똑같고, 차량 안에는 투표 입회인이 상시 체류한다.
원칙적으론 우선 예약이 필요하지만, 이동식 투표 차량의 동선만 맞는다면 당일 예약해 투표하는 것도 가능하다. 시내를 돌아다니는 이동식 투표 차량의 위치를 스마트폰 앱으로 공개해 당일 예약·투표를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쓰쿠바시는 집 앞에 충분한 주차 공간이 없는 경우에는 이동식 투표 차량을 인근에 주차한 뒤, 다른 차량으로 노인을 태워 오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동식 차량 투표소’는 선거 당일은 제외하고, 사전 투표 기간에만 진행할 예정이다.
쓰쿠바시는 일본 정부가 지난해 지정한 ‘수퍼시티형 국가전략특구’다. 국가전략특구는 일본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실증 실험이 가능한 규제 완화 지역이다. 예컨대 일본 공직선거법에는 ‘투표소의 위치를 반드시 고지해야 한다’는 규제가 있는데, 쓰쿠바시의 내년 선거에서는 규제를 완화한다.
쓰쿠바시의 시장·시의회 선거 투표율은 2020년에 51.6%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특히 80대 이상 유권자 투표율이 40%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당시 설문조사 등에서 고령자들은 “투표소가 걸어서 가기엔 너무 멀었다” “투표소가 언덕에 있어서 투표를 포기했다”고 답했다. 이처럼 투표소가 집에서 멀어진 이유는 일본의 인구 감소와 행정력의 한계로 투표소 수가 급격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 참의원(상원) 전국 선거 때 투표소는 4만6000여 곳으로, 2001년과 비교하면 7000여 곳이 줄었다.
닛케이신문은 “일본 정부와 쓰쿠바시는 당초 인터넷 투표의 도입도 검토했지만, ‘투표의 비밀 유지’라는 대전제를 지키기 어렵고, 사이버 테러의 위험성도 적지 않아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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