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현대차·토요타, 中 시장 공략 안간힘
(지디넷코리아=김재성 기자)현대자동차와 토요타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상반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현대차는 판매량이 5년만에 올랐지만, 토요타는 점유율을 잃어 가고 있다. 한일 대표 기업의 향후 전략이 주목되는 이유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토요타는 상반기 중국 시장에서 87만9천400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다. 특히 분기 마지막 달인 6월에는 17만5천대를 판매했다. 하락 폭은 12.8%p다.
중국 시장은 대체로 현지 업체들의 지배력이 높아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자동차시장조사기관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차 로컬브랜드 점유율은 52.7%다. 연료별로 보면 전기차가 75%를 차지했다.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서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승용차협회(CPCA)와 북경현대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상반기 중국에서 12만3천259대의 판매량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9만4천158대)보다 30.9% 늘었다. 상반기 기준 현대차 판매량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한 것은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이는 지난 현대차 CEO인베스터데이에서 밝힌 선택과 집중을 택한 결과로도 분석된다. 현대차는 중국 현지 모델을 고급화하고 SUV 등으로 재편했다. 여기에 고성능차인 N브랜드를 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현지화 모델로 인도 시장에서 성공한 경험이 있는 현대차는 지난 6월 출시한 중국 현지화 모델 무파사로 실적 반등을 이끌고 중국에서 꾸준히 관심 받아온 아반떼N 부분변경 모델을 시장에 출시할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 고객은 보통 현대적인 인테리어와 기능, 저렴한 가격을 선호한다. 이 부분에서 현대차는 강점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고성능을 발휘하는 N브랜드도 충분히 실적 견인에 힘쓸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와 북경현대는 지금까지 중국 시장 속도에 맞추지 못했다는 점을 인지하고 현지에서 요구하는 모델로 실적 반등을 이끌겠다는 입장이다.
우저우 타오 북경현대 부총리(부사장)는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시장에 평이 좋은 주력 제품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중국 고객이 원하는 인포테인먼트를 바이두와 구축해 탑재하고 과잉 생산을 줄이고자 개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5년부터 모든 차량을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로 전환해 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대적으로 전기차 전환에 늦은 토요타가 중국 시장에서 부진한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다만 토요타는 중국 시장에서 실적 악화에 직면했으나 엔화 약세와 미국 판매 호조 등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런 상황에서 토요타는 중국 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토요타는 이달부터 중국 최대 토요타 연구개발(R&D) 회사명을 변경했다. 변경된 사명은 인텔리전트 일렉트로모빌리티 R&D센터(IEM)로 순수전기차부터 수소전지연료차까지 포괄하는 전기차를 현지에서 개발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또한 토요타는 생산과 개발을 현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토요타 부품 계열사인 덴소, 아이신과 전동화 전용 파워트레인 개발을 함께할 계획이다. 이들 기업은 IEM으로 통합 운영된다. 이 회사는 차량에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하고 현대적인 인테리어 디자인을 개발해 중국 고객이 선호하는 내부사양을 갖출 계획이다.
토요타가 중국 시장에 주요 전략으로 삼은 것은 고급화와 전동화다. 사토 고지 토요타 사장은 취임 당시 “중국 시장에서 고객의 기대에 확고히 부응하기 위해 속도와 노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올해 초 토요타의 첫번째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인 bZ4X 가격을 인하한 바 있다.
우에다 타츠로 토요타 중국 본부장은 “중국 자동차 시장은 역대급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토요타는 중국 시장에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번 IEM을 핵심으로 R&D를 추진하고, 중국 고객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성 기자(sorrykim@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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