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지하차도 참사 재발되지 않으려면"…3D 시뮬레이션 의무화 목소리

김경택 기자 2023. 8. 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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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계기로 터널, 지하차도 등 도로 설계 단계에서 3D(3차원) 시뮬레이션 적용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D 시뮬레이션 등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할 경우 도로의 침수 가능성은 물론 침수 피해 시 유속이나 수위 등에 대한 예측도 가능해 시나리오별로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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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폭우 피해…사전 예측 방안 마련 시급
디지털 트윈 기술 적용해 강우·범람 예측 가능
[청주=뉴시스] 안성수 기자 = 18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지하차도는 평소보다 차량 진입이 드문 모습이다. 이 곳은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궁평2지하차도에서 700여m 떨어진 곳이다. 2023.7.18. hugah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계기로 터널, 지하차도 등 도로 설계 단계에서 3D(3차원) 시뮬레이션 적용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D 시뮬레이션 등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할 경우 도로의 침수 가능성은 물론 침수 피해 시 유속이나 수위 등에 대한 예측도 가능해 시나리오별로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매해 폭우로 인해 터널과 지하차도, 지하 주차장 등 많은 양의 빗물이 쏟아지면서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다. 시공과 IT 업계, 그리고 학계에서는 침수 사고가 우려되는 지하 공간에 대해 사전 예방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고속도로 스마트 설계 지침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에서 수행하는 고속도로 건설 사업의 경우 실시 설계 단계에서 배수 시뮬레이션의 적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지방도와 일반도의 경우 국토교통부의 '도로배수시설 설계 및 관리지침'을 통해 도로 배수시설의 설계·관리에 적용되는 배수 시설 수리 해석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지침이 선택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도로공사에서 수행하는 고속도로 건설사업별 과업 지시서에 배수 시뮬레이션이 산출물로 명기돼 있지 않으면 시공 업체에서는 시뮬레이션을 미수행하고 있다. 지방도와 일반도의 경우도 노면, 구조물, 지하차도 등 각각의 경우에 대해 1차원적인 수리계산을 실시해 설계하도록 지침이 있으나, 복합적으로 배수 성능을 검증할 방법은 현재 없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도와 일반도의 경우 고속도로에 비해 지하차도 등 침수 위험 구간이 더욱 많기 때문에 배수 시뮬레이션에 대한 확실한 지침이 마련돼야 한다"며 "3차원 시뮬레이션을 필수로 수행하는 설계 검증 단계를 거쳐 안전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3D 시뮬레이션 등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극 활용하면 사고 위험을 사전 예측할 수 있게 된다. 디지털 트윈은 가상 공간에 실물과 똑같은 물체를 만들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시뮬레이션해 결과를 예측, 분석하는 기술이다. 이미 유체 해석이 필요한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실제 지하차도 설계 시 디지털 트윈 기술이 적용되면 홍수 피해 지역, 시간 등의 예측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폭우와 범람 가능성을 미리 파악해 취약 시설물을 보완하고 미리 주민을 대피시켜 오송 지하차도 침수와 같은 문제를 설계 단계에서 사전에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가상 시뮬레이션은 대형 사고가 터질 때 마다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의무 사안이 아니다 보니 대다수 엔지니어링사와 건설사가 비용 등을 이유로 외면하고 있다"며 "건설 안전 점검의 기준을 강화하는 차원에서도 시설물에 대한 가상 시뮬레이션 테스트와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rk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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