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토부 무량판 우대했다”…완전무량판 구조에 분양가 5% 건축비 가산점 배정

2023. 8. 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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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는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아파트에 분양가를 높게 책정할 수 있도록 가산점을 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공동주택의 가격은 ▷기본형 건축비 ▷택지비 ▷건축가산비 ▷택지가산비가 합해져 책정되는데 지상층을 무량판 구조로 지으면 이 중 건축가산비에 5%를 추가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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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고시에 완전무량판제도 권장
3.3㎡당 약 70만원 분양가 높여 받을 수있어
건설사 관계자 “정부가 무량판 위험하다 홍보하는 꼴”
국토부 “가산제도 수정계획 없어…무량판 자체 문제 아니라는 점 공감”
3일 지하 주차장 무량판 구조 기둥 일부에 철근이 빠진 것으로 확인된 경기도 오산시의 한 LH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보강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국토교통부가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는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아파트에 분양가를 높게 책정할 수 있도록 가산점을 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의 사업성을 높여 무량판 시공법을 권장하던 정부가 이제 와서 무량판 구조만 특정해 안전성 전수조사에 나서겠다고 하자 건설사들이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헤럴드경제가 국토부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의 기본형 건축비 및 가산비용’ 고시를 확인한 결과, 국토부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주택을 지을 때 지상층에 완전무량판 구조를 적용하면 5% 가산점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전수조사 대상에 포함된 벽식 혼합 무량판 구조 또한 3%의 가산점을 준다. 철골 콘크리트 구조에는 10%의 가산점을 주고 있지만 이 같은 공법은 공사비가 비싸 주로 주상복합이나 오피스빌딩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공동주택의 가격은 ▷기본형 건축비 ▷택지비 ▷건축가산비 ▷택지가산비가 합해져 책정되는데 지상층을 무량판 구조로 지으면 이 중 건축가산비에 5%를 추가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의 구조형식에 의한 기본형 건축비에 가산되는 비용.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의 기본형 건축비 및 가산비용’ 고시]

예를 들어 해당 고시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 지상층 건축비(26~30층 이하·전용 60㎡ 초과~85㎡ 이하)는 ㎡당 197만4000원으로 책정됐는데 여기에 5%를 가산해 ㎡당 207만2700원으로 계산할 수 있게 해주는 셈이다. 3.3㎡로 따졌을 때 70만원가량 분양가가 높아지는 셈이다.

한 강남 재건축아파트 조합장은 “아파트 분양가격은 곧바로 사업성으로 이어지다 보니 공사기간이 짧고 분양가 책정에서는 혜택을 받는 무량판 구조를 조합에서도 요구했다”면서 “최근 10년 이내에 지어진 강남 아파트 대부분이 벽식 혼합 무량판구조 또는 무량판 구조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분양가 가산뿐만 아니라 무량판 아파트에 용적률 인센티브제도도 시행해왔다. ‘100년 주택’으로 불리는 장수명 주택 건설을 위해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아파트에 대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시 허용 용적률의 10%를 상향하는 인센티브를 준 것이다. 수명이 있는 아파트의 성격상 무량판 시공법은 나중에 리모델링을 할 때 구조 변경도 쉽고, 철거 때는 건설자재도 덜 발생하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무량판 시공법을 권장해왔던 정부가 해당 구조물에 대해서만 특정해 안전 점검에 나서겠다고 하자 시공사들은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무량판 구조 자체가 잘못이 아니라 무량판 구조를 제대로 시공하지 못한 게 문제인데 무량판 구조 단지는 무조건 불안하다는 인식을 정부가 확산시키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더군다나 정부는 안전 진단에 소요되는 비용을 원칙적으로 시공사가 부담하는 방안으로 추진하겠다고 해 불만이 더 커지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아파트 공사 현장소장은 “이제 와서 정부가 나서 무량판 구조가 위험하다고 홍보하는 꼴”이라며 "대부분의 아파트가 무량판 구조물인 만큼 주민 불안감만 커져가고 있다. 무량판 구조물의 장점이 있음에도 앞으로 해당 시공법을 사용할 때는 주민을 시공사가 나서서 설득해야 할 지경”이라고 했다.

국토부는 무량판 주택을 특수구조물로 지정하고 전면조사에 나서겠다면서도, 분양가 가산제도는 수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 주택의 가격 책정 시) 무량판 구조에 대한 가산점제도를 당장 빼거나 수정할 계획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면서 “무량판을 제대로 시공하고 관리를 했냐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무량판 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는 공감한다”고 설명했다.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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