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회장 ‘사진 따귀’에 野 “명백한 폭력, 모욕적 행위”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최근 ‘노인 비하’ 발언으로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으로부터 ‘사진 따귀’를 맞은 가운데, 민주당 조직사무부총장인 이해식 의원은 4일 “너무나 모욕적인 행위”라며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명백한 폭력”이라고 했다. 전날 김 회장이 “1000만 노인의 분을 대신 풀겠다”며 대한노인회를 사과 방문한 김 위원장의 얼굴 사진을 때린 데 대해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 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노인 폄훼 발언과 관련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스1

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 회장의) 영상을 보면서 제 뺨도 화끈거렸다. 아마 모든 사람이 그랬을 것”이라며 “더욱이 여성들은 참기 어려운 치욕과 분노를 느꼈을 법하다”고 적었다. 특히 당 혁신위원장으로서 억울하더라도 사과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김 위원장이 간접적인 폭력행위를 당해야 할 만큼 잘못했나. 사과하러 간 사람을 그렇게 무자비하게 대하는 게 후대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어르신의 올바른 처신인가”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언급했다. 이 의원은 “이태원 참사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았고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은 윤 대통령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마땅히 사과를 해야 함에도 사과의 ‘사’자 조차 꺼내지 않는 것에는 애써 눈을 감고, 정중하게 사과하고 머리 숙인 사람에게 간접 폭력을 행사하고 치욕을 안기는 일을 그저 참고 견디고 넘어가야 하는 세상이 참 비감하다”고 말했다.

3일 용산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김호일 회장이 노인폄하 발언 사과를 위해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과 면담 중 위원장의 뺨 대신 사진을 때리고 있다.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당내에서도 비판이 잇따랐다. 서은숙 최고위원은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은경 위원장도 이제 60세가 다 되셨다. 사진을 때린 것을 두고 많은 분이 ‘화가 아무리 많이 났더라도 사과하러 온 사람에게 저렇게 할 수 있느냐’ 하는 얘기를 많이 한다”며 “사과하러 오신 분에게 과한 행동을 한 게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했다.

김남희 혁신위 대변인도 같은 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사과하는 사람 앞에서 사진을 때리신 걸 보고는 조금 충격적이기는 했다”며 “어르신께서 조금 더 너그러운 모습을 보여주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마음이 들기는 했다”고 말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전날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노인 비하’ 논란에 대해 “마음 상하게 해드린 것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노여움을 푸셨으면 좋겠다”고 사과했다. 이에 김 회장은 “우리나라 1000만 노인을 대표해서 내가 볼때기라도 때려야 노인들의 분이 풀릴 것 같다. 손찌검을 하면 안 되니 사진이라도 뺨을 때리겠다”며 김 위원장의 얼굴이 인쇄된 종이를 내려쳤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