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판사 입장까지 20분 기다리며 안절부절…평소와 달리 공손

임병선 2023. 8. 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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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기다리는 데 익숙한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지방법원에서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등 네 가지 혐의에 대한 기소인부 절차에 응하기 위해 법정에 출석한 그는 판사 타냐 처트컨(61)가 입장할 때까지 무려 20분을 기다려야 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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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법원의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혐의 등에 대한 기소인부 절차에 응해 변호사 토드 블랑셰의 조언을 듣고 있다. 왼쪽이 그를 기소한 잭 스미스 특별검사. 법정 스케치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기다리는 데 익숙한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지방법원에서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등 네 가지 혐의에 대한 기소인부 절차에 응하기 위해 법정에 출석한 그는 판사 타냐 처트컨(61)가 입장할 때까지 무려 20분을 기다려야 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그는 자리에 앉아 안절부절못했다. 자신을 기소한 잭 스미스 특검을 노려보기도 했다.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다 “마녀사냥” 등으로 그를 비난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그에 대해 입을 다물었다.

처트컨 판사는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이듬해 1월 6일 미국 의사당 난입 사태 가담자들에게 무거운 징역형을 선고한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런 이력 때문이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심스러워 했을지 모르겠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법정에서 연방 특검이 제기한, 미국에 대한 사기를 비롯해 투표권 침해·선거 진행 방해 등 4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도록 승인하며 추가 범죄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에 대한 다음 심리는 오는 28일 오전 10시 열린다.

좁고 이층 구조로 된 법정 안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심스럽고 공손한 답변을 하려 애썼다. 그 동안 자주 보여왔던 고개를 내젖는 제스처도 자제하는 모습이 보였다고 방송은 전했다. 한 순간 판사의 질문에 일어서 답변하다 자리에 앉아서 답변하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나중에 다시 일어나 자신의 변호사들이 무죄를 주장하는 것을 귀기울여 듣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기밀문서 반출 및 불법 보관과 관련해 연방법을 위반한 혐의로 검찰에 의해 두 차례 기소됐으며 이번이 세 번째다. 그는 앞서 지난 6월 마이애미 연방법원에서 열린 기밀문서 반출과 관련한 기소 인부 절차에서도 혐의 전반을 전면 부인했다.

이미 미국 역사상 전현직 대통령을 통틀어 처음 기소된 불명예를 떠안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원 출석은 이번이 세 번째였다. 그는 2016년 대선 직전 성인영화 배우와의 성추문을 막기 위해 입막음 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4월 4일 뉴욕지방법원에 출석했고, 기밀문서 유출 및 불법보관 혐의로 기소된 뒤 지난 6월 14일 마이애미 연방법원 법정에 섰다.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검찰의 잇단 기소를 유례없는 마녀 사냥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는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출두한 뒤 뉴저지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 “(오늘은) 미국에 매우 슬픈 날”이라면서 “공화당 경선에서 압도하고 있고, 바이든을 많이 앞서가는 사람에 대한 박해”라며 이번 기소를 ‘정치적 박해’라고 거듭 주장했다.

또 “(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으면, 박해하거나 기소하는 일이 미국에서 다시 벌어지도록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법원 출석에 앞서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조작되고 부패하고 도둑맞은 선거에 저항했다는 이유로 구속되기 위해 나는 이제 워싱턴 DC로 향한다”며 ‘선거사기’ 주장을 반복했다.

그는 법원 출석 전날에는 “매우 성공적인 전직 대통령이자 차기 대선 공화당 경선 및 본선 유력 후보자에 대한 전례 없는 기소는 전 세계에 지난 3년간 미국에서 벌어진 부패와 실패에 대해 일깨워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은 쇠퇴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고, 이전보다 더 위대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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