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패션 ‘라방’ 같았던 넷플릭스 셀러브리티 속 명품
패션을 전면으로 내세운 영화나 TV 시리즈는 패션 애호가들의 열광을 이끌어 내곤 한다. 지난 6월 30일에 오픈된 넷플릭스 오리지날 시리즈 ‘셀러브리티’는 비영어권 TV 부문에서 주간 시청 시간 1위라는 트로피를 차지했다. 패션 인플루언서들의 치열한 이면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드라마인만큼, 12개의 에피소드는 마치 12개의 패션쇼를 보는 듯 화려한 스타일의 행진을 숨가쁘게 이어갔다.
‘셀러브리티’ 는 죽었다 여겨졌던 주인공 서아리(박규영 분)가 ‘라방’을 하는 모습이 에피소드 전반에 이어진다. ‘라이브 방송’의 줄임말인 ‘라방’은 이제 하나의 고유명사가 됐다. 셀렙들은 ‘라방’을 통해 자신의 팔로워들과 소통하고 또한 다양한 물건을 실시간으로 판매한다. ‘셀러브리티’는 마치 스토리가 입혀진 명품 패션 ‘라방’을 보는 듯 했다. 셀수 없이 많은 명품들이 쉴새 없이 빠른 편집으로 줌인되고 줌아웃됐다. 그 중에서도 특히 소셜 미디어의 물결을 많이 탄 화제성 1위의 제품은 생로랑의 오프 화이트(off white: 베이지빛이 도는 화이트) 트위드 미니 원피스다. 주인공 서아리가 어머니가 운영하는 명품 수선집에 맡겨진 제품을 입고 첫 행사장에 등장해서기도 하지만, 이 생로랑 미니 원피스가 인물들간의 관계와 스토리 전개에 중요한 미장센이기도 해서다. “이거 맞죠? 생로랑. 한정판인데 어떻게 구했어요? 정보좀 나눠줘요…” 다른 셀렙들의 질문 공세에 서아리가 대답을 머뭇거릴 때, 윤시현(이청아 분)이 대신 답을 해준다. “런던이죠. 마지막 한장이 런던에 있다 했어요.” 이런 대화는 실제로 셀렙이나 패션 피플들 사이에서 오가는 대화이다. 에피소드 초반에 긴장감을 형성했던 생로랑 제품은 실제로는 트위드 재킷이다. 롱 재킷을 미니 원피스처럼 연출해 입고, 목 뒤에 리본 장식과 손목 끝에 깃털 장식으로 리폼 했다.
생로랑 트위드 재킷에 이어 주인공 서아리가 발망 패션쇼에 참석할 때 입은 발망의 트위드 재킷도 이슈가 됐다. 화려한 보석이 장식된 짧은 블랙 트위드 재킷이다. 이 발망 패션쇼 장면도 복잡미묘한 등장인물 간의 심리 갈등과 동시에 실제 명품 패션쇼장에서 펼쳐지는 셀렙들간의 신경전이 묘사되어 있다. 브랜드에서 초대한 주요 셀렙들에겐 사전에 철저하게 전략적으로 준비된 의상들이 제공되는데, 시즌 메인 룩을 입는 셀렙이 최고의 VVIP 셀렙임을 알 수 있다. 또한 패션쇼의 프론트 로(front row: 맨 앞자리) 중에서 센터 자리를 제공 받는다. 패션쇼의 좌석 배치는 그야말로 유명세에 따른 계급이다. 유명해질수록 앞자리로, 앞자리에서도 센터 자리를 제공 받고, 유명도가 떨어지면 앞자리에서도 끝자리로 또는 뒷자리로 밀려나게 된다. 발망 패션쇼 장면에선 브랜드가 제공하는 의상과 자리 배치에 따른 셀렙들간의 신경전이 다소 과장됐지만 생생하게 표현되었다.
그 외에도 주인공 서아리가 입었던 미우미우의 블랙 코튼 니트 미니 드레스, 프라다의 그린 실크 울 드레스, 알렉산더 맥퀸의 지퍼 장식 핑크 드레스와 양 허리 부분이 절개된 레드 드레스 등이 화제성 순위 톱에 올려졌다. 크리스찬 루부탱과 로저 비비에와 같은 여자들의 드림 슈즈와 샤넬, 디올, 프라다 등의 명품 백들도 몇초의 짧은 편집컷으로 수없이 교차됐다. ‘셀러브리티’의 촬영 소품실은 그야말로 대형 명품 편집숍이었을 것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날 시리즈 ‘셀러브리티’를 통해 펼쳐진 명품 브랜드들의 페스티벌은 HBO의 ‘섹스 앤더 시티’와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이후 오랜만에 즐기는 호사스런 눈호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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