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선 전복 혐의에 “무죄” 주장… 법원 앞 양분된 시위대 [밀착취재]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약 30분쯤 진행된 공판에서 “무죄(Not guilty)”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판 뒤 기자들과 만나서는 “(오늘은) 미국에 매우 슬픈 날”이라며 “공화당 경선에서 압도하고 있고, 바이든을 많이 앞서가는 사람에 대한 박해”라고 자신을 향한 기소가 ‘정치적 박해’라고 거듭 주장했다. 이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으면, 박해하거나 기소하는 일이 미국에서 다시 벌어지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도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남색 정장에 빨간 넥타이를 매고 법정에 들어섰다. 정장 옷깃에는 미국 국기 배지를 달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위치한 자신의 골프 리조트에서 워싱턴으로 출발, 자가용 비행기로 워싱턴 인근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 도착했다. 차량을 이용해 예정됐던 오후 4시보다 약 40분 이른 오후 3시20분쯤 법원에 들어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인부 절차가 진행된 워싱턴 ‘E. 배럿 프리티맨’ 연방법원 청사 앞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에 반대하는 시위대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감옥에 가둬야 한다는 시위대, 취재진과 일반 시민들이 뒤엉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원 출석이 이번이 세 번째인 만큼 수많은 인파가 모이거나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지는 않았지만 지지자와 반대자들이 뒤엉키며 긴장감이 감돌았다. 법원으로 통하는 주요 길목은 경찰에 차단됐고, 곳곳에 경찰들이 배치돼 시위 상황을 지켜봤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자신들이 마련한 간이 단상에 올라 “2021년 1월6일에 우리는 99% 평화롭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게 사실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는 ”조 바이든은 나의 대통령이 아니다”라는 노랫말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단상 옆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자들이 “트럼프는 패배자다. 그를 가둬라”라고 소리쳤다.
한쪽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남성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반대하는 여성 간 언쟁이 벌어졌다. 고성이 오가는 듯하더니 확성기를 틀고 호루라기를 불며 난장판이 됐다.
자신을 힙합 아티스트라고 소개한 론 제이 스파이크는 기자와 만나 “내가 여기 온 이유는 애국자이기 때문이다.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가담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조 바이든은 불법 대통령이고, 그는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그는 선거를 훔쳤다. 증거가 있다. 이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가두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CNN 방송이 여론조사업체 SSSR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7월1~31일, 미국 성인남녀 1279명 대상)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 가운데 69%가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승리에 필요한 득표를 하지 못했으며 적법하게 승리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69% 가운데 39%는 부정선거 물증이 있다고 봤고, 나머지는 심증만 있다고 답했다.
글·사진=워싱턴 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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