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선 뒤집기’ 혐의 전면 부인…법원 앞 처벌 찬반 소동

이본영 2023. 8. 4. 10: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자신이 패배한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는 음모를 꾸민 혐의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일 법정에 나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에 열린 기소인부절차에 참석해 '미국에 대한 사취'와 '의회 업무 방해' 등 4가지 혐의를 인정하는지를 묻는 목실라 우파디아야 치안판사에게 모두 "아니다"라고 답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출석한 법원 주변에서 한 집회 참가자가 머리를 깎고 죄수복을 입은 것으로 꾸민 그의 사진을 들고 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자신이 패배한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는 음모를 꾸민 혐의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일 법정에 나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에 열린 기소인부절차에 참석해 ‘미국에 대한 사취’와 ‘의회 업무 방해’ 등 4가지 혐의를 인정하는지를 묻는 목실라 우파디아야 치안판사에게 모두 “아니다”라고 답했다. 절차를 진행한 우파디아야 판사는 증인들과의 접촉 제한 등 보석 조건을 지정한 뒤 본안 심리를 맡을 타냐 첫컨 판사가 주재할 첫 심리 기일을 이달 28일로 정했다. 앞서 2021년 ‘1·6 의사당 난동 사태’ 등을 수사한 잭 스미스 특별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기와 폭력을 이용해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했다며 지난 1일 그를 기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을 비롯해 4개월 만에 법원의 기소인부절차에 3차례 출석했다. 그는 뉴욕 맨해튼 검찰이 기소한 회계 조작 사건, 이번 사건과 마찬가지로 잭 스미스 특별검사 기소한 기밀 무단 반출 사건의 기소인부절차에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석한 법원 청사 주변에는 이번에도 “반역자를 감옥으로 보내라”거나 “트럼프가 아니면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내세운 처벌 찬반론자들이 몰려들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냉담한 워싱턴 분위기를 반영하듯 엄벌을 요구하는 이들은 수십명씩 함께 시위를 한 데 비해 그의 지지자들은 몇몇씩밖에 눈에 띄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석한 법원이 ‘범행 장소’와 붙어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1·6 의사당 난동 사태’ 때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의사당 앞에 있는 워싱턴 연방법원의 앞길을 거쳐 의사당으로 들이닥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4년간 그곳에서 미국을 통치한 백악관과는 2㎞가량 떨어진 곳이다. 또 난동 사태로 기소된 수백 명이 이곳에서 재판을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일 기소인부절차 참석 뒤 워싱턴 근교 로널드 레이건공항에 도착해 기자들을 만나고 있다. 알링턴/AP 연합뉴스

기소인부절차 뒤 자신이 소유한 뉴저지주 리조트로 돌아가는 자가용 비행기를 타려고 워싱턴 근교 로널드 레이건공항에 도착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이런 상황은 미국에 매우 슬픈 것이며, 차를 타고 워싱턴을 지나오면서 더럽고 퇴락한 모습, 부서진 건물과 벽, 낙서를 본 것도 매우 슬펐다”고 말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쪽은 지연 전략을 예고했다. 뉴욕타임스는 변호인단이 기소인부절차에서 재판을 신속히 진행하는 속행 절차에 반대하면서, 특검이 오랫동안 수사했고 기록이 방대한 사건에서 피고인을 제대로 방어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폈다고 전했다. 미국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재까지 기소가 이뤄진 3건의 형사사건 심리 진행을 최대한 늦추고, 내년 11월 대선에서 재선하면 스스로를 사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보고 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