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클' 더 리흐트도 혀 내두른 '파트너' 김민재 "빠르고, 공격적이며, 경합에 강해!"
[인터풋볼] 하근수 기자= 마타이스 더 리흐트가 새 파트너 김민재를 치켜세웠다.
바이에른 뮌헨이 아시아 투어를 마쳤다. 일본에서 맨체스터 시티(1-2 패)와 가와사키 프론탈레(1-0 승)를 상대한 다음 싱가포르로 건너가 리버풀(4-3 승)과 맞대결을 통해 호흡을 맞췄다. 이제 뮌헨은 독일로 건너가 AS 모나코와 마지막 친선전을 치른 다음 2023-24시즌에 돌입한다. 첫 경기는 13일에 있을 DFB 슈퍼컵 라이프치히전이다.
아시아 투어 동안 가장 인상 깊었던 경기는 역시 리버풀전이었다. 당시 토마스 투헬 감독은 르로이 사네, 자말 무시알라, 세르쥬 그나브리, 요수아 키미히, 알폰소 데이비스, 다요 우파메카노 등을 내세우며 총력전에 나섰다. 올여름 치열한 영입 경쟁 끝에 영입한 김민재 또한 가와사키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기대를 모았다.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시작부터 위기였다. 킥오프 2분 만에 코디 각포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전반 28분 버질 반 다이크에게 추가 실점을 헌납하며 격차가 벌어졌다.
김민재 발끝에서 반격이 시작됐다. 전반 33분 김민재가 후방에서 전방으로 롱볼을 투입했다. 라인을 무너뜨린 그나브리가 일대일 찬스를 침착히 마무리해 득점에 성공했다. 전반 42분 이번엔 사네가 비슷한 전개 끝에 동점골을 터뜨려 균형을 맞췄다.
제 역할을 다한 김민재는 후반전 돌입과 함께 교체 아웃됐다. 남은 시간 뮌헨은 루이스 디아즈에게 실점을 내주며 위기에 봉착했다. 하지만 경기 막바지 요시프 스타니시치 동점골과 종료 직전 프란스 크래치그 극장골에 힘입어 4-3 대역전승을 거뒀다.
김민재는 45분 만에 뮌헨이 자신을 영입한 이유를 완벽히 증명했다. 환상적인 어시스트는 물론 패스 성공률 95%(42회 시도-40회 성공)와 롱볼 성공률 100%(6회 시도-6회 성공)까지 기록했다. 수비는 물론 연계까지 말 그대로 완벽한 모습이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는 김민재에게 평점 7.4점을 부여했다. 전반전 뮌헨에서 득점을 터뜨린 그나브리(8.4점)와 사네(7.8점) 다음 세 번째였다. 알폰소 데이비스(6.9점), 다요 우파메카노(6.4점), 벵자맹 파바르(6.1점)로 구성된 4백 가운데 최고였다.
경기 종료 이후 투헬 감독은 "열흘 동안 이어진 아시아 투어를 멋지게 마무리했다. 좋은 경기력이었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 우리는 팀으로서 더 나아지고 성장하는 과정에 계속 집중할 것이다. 우리는 올바른 길로 나아가고 있다"라며 만족해했다.
더 리흐트도 마찬가지다. 특히 그는 김민재를 비롯해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 빨리 적응하고 있다며 혀를 내둘렀다. 더 리흐트는 "좋은 경기를 펼쳐 만족한다. 우리는 훌륭한 팀을 보유하고 있으며 모두들 확인했을 거라 생각한다. 뛰어난 팀(리버풀)을 상대로 쉽지 않은 경기였다.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 너무 잘 해줘 좋다"라고 감탄했다.
김민재 언급도 있었다. 더 리흐트는 "모두가 김민재가 불어 넣은 색깔을 봤다. 그는 매우 빠르고 공격적이며 경합에 강하다. 5~6주 동안 뛰지 않았다면 항상 어려우며 그것은 모두에게 동일하다. 하지만 김민재는 뛰어났다"라고 치켜세웠다. 시즌 종료 이후 기초군사훈련을 수료하며 100% 몸 상태가 아니었음에도 대단했다는 의미다.
김민재는 '대한민국 K리그' 전북 현대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당시 지휘봉을 잡고 있던 최강희 감독에게 무한 신뢰를 받으며 꾸준히 그라운드를 밟았다. 신인답지 않은 패기와 베테랑 못지않은 수비로 K리그를 뒤흔들며 전북 왕조에 일조했다.
다음 클럽은 '중국 슈퍼리그' 베이징 궈안이었다. '황사 머니'로 슈퍼스타들을 끌어모았던 중국에서도 압도적인 모습이었다. 김민재는 두 시즌 동안 중국 슈퍼리그를 누비며 이탈리아 전설 파비오 칸나바로(광저우 헝다) 감독에게 찬사를 받기도 했다.
마침내 유럽에 진출했다. 김민재는 '튀르키예 쉬페르리그' 페네르바체에 입단했다. 처음 밟는 유럽 무대와 튀르키예 최고 명문이라는 중압감도 우스웠다. 김민재는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서 정점에 가까운 플레이를 선보였다.
불과 한 시즌 만에 빅리그에 입성했다.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 발을 들였다. 여러모로 진정한 시험 무대였다. 김민재는 정교한 수비 조직력으로 명성이 자자한 이탈리아 리그에서 클럽 레전드 칼리두 쿨리발리를 대체해야 하는 중책을 짊어졌다.
김민재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던 상황에서 스스로를 완벽히 증명했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 지휘 아래 저돌적인 수비, 안정적인 연계, 헌신적인 자세로 나폴리 골문을 든든히 책임졌다. '철기둥'이라는 별명과 함께 이탈리아 전역을 뒤흔들었다.
그 결과 나폴리는 1989-90시즌 디에고 마라도나 시대 마지막 우승 이후 33년 만에 '스쿠데토(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를 차지했다. 김민재는 지난해 9월 '이달의 선수상'에 이어 시즌 종료 이후 '올해의 수비수'를 거머쥐며 개인 타이틀을 휩쓸었다.
시즌 종료 이후 김민재가 이적시장을 뜨겁게 달구기 시작했다. 7월 1일부로 활성화된 바이아웃은 일찌감치 '바겐세일'이라는 수식어가 달리면서 관심을 받았다.
실제로 김민재는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크트'가 업데이트한 몸값에서 6,000만 유로(약 854억 원)로 평가됐다. 2021년 10월 페네르바체 입단 당시 몸값 불과 650만 유로(약 92억 원)다. 2년이 채 되지도 않아 무려 823%가 상승한 셈이다.
'트랜스퍼마크트' 기준 김민재는 손흥민을 제치고 '대한민국 최고 몸값 선수'로 등극했다. 나폴리 선수 가운데 3등, 1996년생 선수 가운데 4등, 이탈리아 세리에A 선수 가운데 7등, 전 세계 센터백 가운데 8등, 전 세계 축구 선수 가운데 58등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파리 생제르맹(PSG) 등등 전 세계 내로라하는 빅클럽들이 모두 김민재에게 달라붙었다. 하지만 가장 마지막에 뛰어든 뮌헨이 끝내 계약을 체결했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 영입이 공식 발표되자 "김민재가 합류해 매우 기쁘다. 그는 좋은 사람이고 컨디션이 완벽하며 출전 준비가 됐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김민재는 최고의 영입이다. 며칠 더 휴가를 주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았만 그는 원치 않았다. 얼마나 김민재가 전문적이고 집중적인지 알려준다"라고 덧붙였다. 가까운 일본에서 처음 팀에 합류할 수 있었지만 스스로 마다했다는 이야기다.
독일로 건너가 테게른제 전지훈련부터 참가한 김민재. 그는 동료들과 인사를 나눈 다음 투헬 감독과 첫 만남을 가졌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를 보자 "만나서 정말 반가워!"라고 하이파이브를 하며 포옹을 나눴다. 그러면서 "너를 만나 정말 정말 행복해!", "넌 정말 잘 할 거야! 내가 약속할게!"라며 특별한 응원 메시지를 건네기도 했다.
그렇게 일본 투어에 동행한 김민재는 리버풀전에서 스스로를 증명하며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전북, 베이징, 페네르바체, 나폴리를 거치며 한국, 중국, 튀르키예, 이탈리아를 정복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센터백이 독일 무대에 도전한다. 목표는 '마이스터샬레(독일 분데스리가 우승 방패)'과 '빅이어(UCL 우승 트로피)'를 넘어 '트레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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