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니에서 아침을, 티파니 블루의 꿈
우아한 블랙 이브닝 드레스를 입고 얼굴의 반을 가린 선글라스를 낀 여성이 뉴욕 5번가의 티파니 매장 앞에 서있다. 이른 아침, 커피와 빵을 먹으며 쇼윈도 너머 티파니 보석을 감상하는 홀리(Holly, 오드리 헵번 분).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오프닝 신은 티파니(Tiffany & Co.)를 하이엔드 주얼리 이상의 판타지가 되게 했다. 티파니 세팅의 다이아몬드부터 티파니 블루 박스까지, 모두가 흠모하는 브랜드의 아이콘이 탄생하기 까지 영화 같은 티파니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꿈의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 탄생의 리얼 오프닝 신은 1837년 뉴욕에서 시작된다.
문구류와 팬시 상품에서 하이엔드 주얼리로
찰스 루이스 티파니(Charles Lewis Tiffany)와 그의 학교 친구 존 버넷 영(John B.Young)이 처음 뉴욕에 오픈한 매장은 문구류와 팬시 상품을 판매하는 ‘티파니, 영 앤드 엘리스(Tiffany, Young and Ellis)’였다. 그 이후 도자기, 실버 등으로 제품 카테고리를 확장해갔고, 티파니 앤 코(Tiffany & Co.)로 브랜드명을 변경하며 자체 보석을 매입하고 제조하기 시작했다. 티파니는 그 당시 흔히 있었던 가격 협상을 허용하지 않는 몇개의 브랜드 중 하나였다. 1845년 티파니는 첫번째 ‘블루 북(Blue Book)’을 출판하여 고객들이 카탈로그를 통해 주문할 수 있게 했는데, 이 블루 북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1840년대 후반 유럽이 정치적 불안으로 보석 시장에서 약세를 보였을 때 티파니는 유럽 다이아몬드에 대규모로 투자했는데, 여기서부터 티파니 다이아몬드가 시작된다. 프로포즈를 상상하면 심박수를 올리며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 티파니 블루 박스 안에 담긴 티파니 세팅의 다이아몬드 반지의 신화가 탄생한다.
‘1837 블루’의 탄생
티파니 블루는 브랜드 티파니의 이미지이며 비전 그 자체다. 새하얀 리본이 장식된 티파니 블루 박스를 보는 순간 여성들은 주문에 걸린 듯 환희의 미소를 짓곤 한다. 뉴욕 선(Sun) 신문은 ‘티파니가 제품 가격으로 얼마를 제시하더라도 구입할 수 없는 한 가지 물건이 있다. 그것은 티파니 블루 박스다’라고 말했다. 찰스 루이스 티파니가 이 독특한 컬러를 선택한 정확한 이유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19세기에 크게 사랑받았던 보석 터콰이즈 (Turquoise: 터키석)의 인기가 그 원인이라는 주장이 있다. 터콰이즈는 빅토리아 시대 신부들에게 인기가 많았으며, 이들은 축복받은 날에 터콰이즈로 된 비둘기 모양 브로치를 선물했다. 이 아름답고 사랑스럽고 우아하며,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컬러는 티파니의 모든 포장과 브랜딩에 채택됐다. 1998년 이후로 티파니 블루는 티파니에 의해 컬러 상표로 등록됐고, 2001년에는 팬톤에 의해 ‘1837 Blue’로 이름 지어진다. ‘1837′은 티파니 설립 연도를 기념하는 숫자다. ‘티파니 블루’는 우아함과 세련됨의 상징이며 단순한 컬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쇼핑학의 저자 마틴 린드스트롬(Martin Lindstrom)는 티파니 블루 박스를 보는 순간 여성들의 심장박동수가 22% 상승한다는 통계를 내놓은 적도 있다. 그렇게 티파니의 ‘1837 블루’는 소원과 마법의 컬러가 됐다.
128.54 캐럿 티파니 다이아몬드와 티파니™ 세팅
다이아몬드는 티파니 브랜드의 크라운이며 트로피와도 같다. 1879년 티파니는 세계에서 가장 큰 옐로 다이아몬드 하나를 구입했다. 이 옐로 다이아몬드는 287.42 캐럿이었으며, 128.54 캐럿으로 커팅되어 ‘티파니 다이아몬드’로 알려진다. 이 상징적인 다이아몬드는 티파니 메종에 남아 있으며 역사상 가장 아이코닉한 다이아몬드의 하나이다. ‘티파니 다이아몬드’는 역사상 네 명에 의해 착용됐는데, 그 중 하나는 오드리 헵번이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착용한 것이다. 2019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레이디 가가의 목에 걸려졌고, 최근에는 비욘세가 티파니의 ‘어바웃 러브(About Love)’ 광고 캠페인에서 착용했다. ‘티파니 다이아몬드’는 뉴욕 5번가의 매장에 영구 전시되며 하루에 300명 이상의 방문객들이 찾고 있다. 그리고 2023년 뉴욕 5번가에 리오프닝한 ‘랜드마크(The Landmark)’를 기념해 펜던트로 다시 디자인됐다. 전설적인 티파니의 주얼리 디자이너 쟌 슐럼버제의 ‘버드(Bird)’에 영감을 받아 새롭게 디자인된 것이다.
또한 ‘티파니 다이아몬드’ 만큼 상징적인 건 ‘티파니™ 세팅’ 이다. 1886년, 티파니는 티파니™ 세팅 반지를 선보였다. 티파니™ 세팅은 주변부를 장식하지 않고 중심이 되는 다이아몬드를 부각하는 솔리테어(Solitaire) 디자인으로서, 6개의 발이 다이아몬드를 밴드 위로 완전히 들어올려 다이아몬드와 밴드를 분리하는 최초의 시도였다. 다이아몬드가 밴드 위에 떠있는 듯한 티파니 세팅은 빛이 다이아몬드의 하단까지 완전히 통과하며, 이를 통해 다이아몬드 광채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 티파니 세팅은 주얼리 역사에 의미 있는 혁신이며, 결혼 반지의 빛나는 상징이 됐다.
뉴욕 5번가의 새로운 성지 티파니 랜드마크
티파니 신화의 성지와도 같도 뉴욕 5번가의 티파니 플래그십 스토어가 드디어 눈부신 파사드(facade : 건물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전면)를 드러냈다. 186주년을 기념해 리뉴얼된 건물 은 그 자체가 티파니의 하이엔드 주얼리를 담는 티파니 박스이자 브랜드의 186년의 헤리티지를 담은 박물관이기도 하다. 그리고 티파니는 이 새로운 플래그십 스토어에 ‘랜드마크’라는 특별한 이름을 선사했다. 세기의 건축가 피터 마리노(Peter Marino)와 시게마츠 쇼헤이가 이끄는 OMA 뉴욕 팀은 상징적인 아틀라스 조각상과 시계를 보존하며, 매장 내부에LED 디스플레이를 설치하는 등 오리지날 건축의 아름다움과 최첨단 기술을 조화시켰다.
혁신적인 디자인의 아치형 창문은 마치 보석을 커팅한 단면처럼 보이며, 휴 뒤통(Hugh Dutton)의 라이팅 작품 ‘다이아몬드 스카이라이트’가 주얼리 쇼 케이스에 반사된다. 랜드마크의 중심부에는 티파니 디자이너였던 엘사 퍼레티(Elsa PerettiⓇ)의 감각적인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크리스털 나선형 계단이 자리 잡고 있다. 3층의 러브&인게이지먼트(Love & Engagemetn) 플로어, 골드와 다이아몬드, 시계 컬렉션이 전시된 4층, 오드리 헵번이 영화에서 입은 블랙 드레스 복제품이 전시된 5층, 천장에 무수히 많은 티파니 박스를 매달아 장식한 6층의 블루 박스 카페, 하이엔드 시계 브랜드 파텍 필립과 파트너십을 기념하는 파텍 필립 살롱이 있는 7층, 8층과 9층의 박물관, VIP 살롱과 다이닝 룸이 있는 10층까지, 랜드마크는 티파니의 모든 것을 함축하여 담은 아카이브이다. 티파니의 보석처럼 예술적인 이 건축물은 이름처럼 뉴욕 5번가를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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