벵거 동상 만난 벵거, “아스널 경기장 때문에 불면증 시달렸지만 정말 보람찼어”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아르센 벵거 전 아스널 감독이 오랜만에 옛 홈구장을 찾아 자신의 동상과 만났다.
아스널은 지난달 28일(한국시간) “벵거 감독의 놀라운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 홈구장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 벵거 감독 동상을 세웠다”고 밝혔다. 벵거 감독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모습으로 재현됐다.
해당 동상은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노스 뱅크 스탠드’ 외곽에 세워졌다. 높이는 3.5m이며, 무게는 500kg에 달한다. 벵거 감독은 자신의 옛 모습이 동상으로 건립되자 어떤 감정이 들었을까.
벵거 감독은 3일 구단 인터뷰를 통해 “움직이지 않는 나 자신을 보는 게 조금 이상하다”면서 “아스널에 내 동상이 세워지다니 정말 감동적이다. 크나큰 영광이다. 난 언제나 아스널 구단의 일원이 되고 싶었다. 이 동상을 보니 아스널과 영원히 함께한다는 기분이 든다.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아스널을 위해 일하며 헌신했다. 지금 아스널 경기장을 둘러보니, 내가 몸 바쳐 일했던 게 보람찬 일이었다고 느낀다. 솔직히 예전에는 이 경기장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했다”면서 “내 동상이 경기장 그늘에 자리해서 기분이 좋다”고 털어놨다.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은 벵거 감독이 아스널을 이끌 당시에 건설됐다. 벵거 감독은 수시로 에미레이츠 공사 현장을 찾아 밝은 미래를 꿈꾸곤 했다. 하지만 경기장 완공 직후 아스널의 가세가 기울었다. 한 번에 지나치게 큰돈을 쓴 탓에 선수 영입 자금이 줄었다. 아스널은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었다.
벵거 감독은 1996년 8월부터 2018년 5월까지 22년간 아스널을 지휘한 레전드 감독이다. 이 기간에 아스널을 이끌고 공식전 1,235경기에 나섰다. 성적은 707승 280무 248패. 승률이 57.2%이다.
아스널은 벵거 감독 체제에서 프리미어리그 우승 3회, FA컵 우승 7회, 커뮤니티 실드 우승 7회 등을 달성했다.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감독상도 3차례나 받았다. 특히 2003-04시즌 프리미어리그 무패 우승 역사를 썼다.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벵거 감독 동상. 사진 = 아스널·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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