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생존게임’ 된 잼버리에 “냉방 버스·찬 생수 무제한 공급하라”

구민주 기자 2023. 8. 4.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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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개국 4만3000여 명의 남녀 스카우트 대원이 모인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대회'가 폭염과 열악한 위생 속 '생존게임'이 됐다는 오명을 얻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스카우트 학생들이 잠시라도 시원하게 쉴 수 있는 냉방 대형버스와 찬 생수를 공급할 수 있는 냉장·냉동 탑차를 무제한 공급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역대 처음으로 폭염 대응을 위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근무 2단계가 발동된 데 대해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정부 모든 부처가 총동원돼 폭염 대책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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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총리·이상민 장관에 전화해 “폭염 대책에 만전”
폭염 속 대회에 국내외 학부모 항의 봇물…유럽 참가국, 정부에 서한까지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일 오후 전북 부안 새만금 부지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영식에서 기수단 입장을 바라보며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159개국 4만3000여 명의 남녀 스카우트 대원이 모인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대회'가 폭염과 열악한 위생 속 '생존게임'이 됐다는 오명을 얻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스카우트 학생들이 잠시라도 시원하게 쉴 수 있는 냉방 대형버스와 찬 생수를 공급할 수 있는 냉장·냉동 탑차를 무제한 공급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전화해 이같이 당부했다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서면브리핑에서 밝혔다.

또한 윤 대통령은 "학생들에게 공급되는 식사의 질과 양을 즉시 개선하고 현장의 문제점들을 정부 모든 부처가 총력을 다해 즉각 해결해 줄 것"을 추가로 당부했다.

잼버리 참가자들에 따르면, 아침 식사로 나온 달걀에서 곰팡이가 나오는 등 부실한 식사가 이어지고 있으며, 매점의 경우 '바가지 요금'을 씌워 논란이 되고 있다.

그 뿐 아니라 야영장은 배수 작업도 마치지 않아 참가자들이 장화를 신고 샤워를 하고 있으며 화장실은 막혀 사용 자체가 공포스럽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잼버리 대회가 한국을 알리고 지역 경제를 살릴 거란 기대와 반대로 '혐한 제조 대회'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내 학부모들은 물론 자녀를 보낸 해외 학부모들의 걱정과 항의도 빗발치고 있다. 잼버리 공식 페이스북에 댓글을 단 한 외국인 부모는 "내 딸이 잼버리에 참가했는데, 태양을 피할 방법도 없어서 혼돈 그 자체라고 한다. 제발 뭐라도 해달라"고 적었다. 벨기에 대표단 인스타그램 계정에서는 진흙탕 위에 플라스틱 팔레트를 깔고 친 텐트에서 힘겹게 휴식을 취하는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참가국 중 가장 많은 숫자인 4500명이 와 있는 영국은 자국 영사를 새만금에 급파해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심지어 유럽의 한 국가는 잼버리 기간 폭염과 폭우 등의 위기 상황을 우려하는 내용의 공식 항의 서한을 잼버리 첫날인 지난 1일 우리 정부에 전달했던 것으로도 파악됐다. 해당 서한에는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우리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폭우와 폭염 등 잼버리 기간 재난 대비를 빈틈없이 했다고 강조해왔다.

안전 우려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준비 미숙 비판까지 잇따르자, 정부는 뒤늦게 폭염 저감시절 추가 설치 등을 위해 재난안전특별교부세 30억원을 즉시 교부하고, 군을 투입해 편의시설을 증설하는 등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더 큰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대회를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3일 잼버리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기준 누적 환자는 992명 발생했다. 벌레 물림 318명, 온열 질환 207명 등이다. 2일 개영식 과정에서 발생한 환자 139명 중 온열 환자는 108명으로 집계됐다.

윤 대통령은 전날 역대 처음으로 폭염 대응을 위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근무 2단계가 발동된 데 대해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정부 모든 부처가 총동원돼 폭염 대책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어르신들과 야외근로자, 취약계층에 대한 대책을 꼼꼼하고 신속하게 강구해 달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휴가 첫날인 지난 2일 세계잼버리대회 개영식에 참석한 바 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날 "휴가 첫날 진해 해군기지에서 1박을 한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 경남 (거제시) 저도에 도착해 머무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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