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뤼순 안중근 전시실 이어 룽징 윤동주 생가도 폐쇄

박종국 2023. 8. 4.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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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뤼순 감옥 박물관 내 안중근 전시실에 이어 국적 표기 논란이 일었던 일제 강점기 시인 윤동주(1917~1945)의 생가도 폐쇄했다.

4일 중국 선양 주재 한국총영사관과 현지 교민들에 따르면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룽징(龍井)에 있는 윤동주 생가가 지난달 10일께부터 폐쇄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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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수리 이유 …"韓 관광객 늘자 국적 논쟁 재점화 차단 의도" 분석도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이 뤼순 감옥 박물관 내 안중근 전시실에 이어 국적 표기 논란이 일었던 일제 강점기 시인 윤동주(1917~1945)의 생가도 폐쇄했다.

윤동주 생가 앞 표석(위)과 윤동주 생가 전경 [촬영 임광빈]

4일 중국 선양 주재 한국총영사관과 현지 교민들에 따르면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룽징(龍井)에 있는 윤동주 생가가 지난달 10일께부터 폐쇄된 상태다.

현지 당국은 내부 수리라고만 밝힐 뿐 구체적인 폐쇄 이유나 재개방 시점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최희덕 선양총영사는 지난 6월 28일 옌볜주를 방문, 후자푸 당 서기와 훙칭 주장을 만나고, 29일에는 윤동주 생가를 방문한 바 있다.

최 총영사가 윤동주 생가를 방문한 직후 폐쇄된 것이다.

한국과 중국의 관계 악화의 영향일 수 있다는 분석과 함께 여름 휴가철을 맞아 윤동주 생가를 방문하는 한국 관광객들이 늘면서 윤동주의 국적 표기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거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처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중국 당국이 2012년 룽징의 명동 마을에 있는 윤동주 생가를 복원하면서 입구에 '중국 조선족 애국시인'이라고 적힌 비석을 세워 논란이 됐다.

윤동주를 '중국 조선족 애국시인'으로 소개한 바이두 [바이두 백과사전 캡처]

중국 포털 바이두 백과사전도 윤동주 국적을 '중국'으로, 민족을 '조선족'으로 표기하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2021년 이를 문제 삼아 항의하고, 한국 정부도 중국에 시정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앞서 랴오닝성 다롄의 '뤼순일아감옥구지(旅順日俄監獄舊址) 박물관' 내 안중근 의사 전시실로 불리는 '국제 전사 전시실'도 보수 공사를 이유로 두 달 이상 폐쇄된 것으로 확인됐다.

2009년 국가보훈처(현 국가보훈부) 등이 중국 당국의 허가를 받아 설치한 이 전시실은 안 의사 흉상과 옥중 글씨, 단재 신채호·우당 이회영 선생 등 뤼순감옥에 수감됐다 순국한 독립운동가 11명의 활약상을 알리는 사료를 갖췄다.

뤼순 감옥 박물관 내 안중근 전시실 [촬영 박종국]

이 전시실 폐쇄 시점이 지난 4월 말 윤석열 대통령이 대만해협의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뒤 중국의 거센 반발을 샀던 시기와 겹친다는 점에서 불편해진 한중 관계의 영향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다만 혜이룽장성 하얼빈의 안중근 기념관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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