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부터 홍계월까지… 시대 맞선 여성의 분투[북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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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서사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오는 지금, 가부장 시대에 탄생한 고전들은 진부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때에도 주체적인 여성 서사는 존재했다.
'규방의 미친 여자들'은 우리 신화와 고전 속 여성 서사를 펼쳐내며, 시대에 맞서 싸운 여성 영웅들을 재조명한다.
전형적인 영웅 서사 구조를 지닌 바리의 모험 이야기는 사회적 약자이자 타자이며 때로는 모험을 떠날 자유조차 주어지지 않았던 여성이 운명의 '주체'로 변화했음을 알린 첫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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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진 지음│한겨레출판
여성 서사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오는 지금, 가부장 시대에 탄생한 고전들은 진부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때에도 주체적인 여성 서사는 존재했다. ‘규방의 미친 여자들’은 우리 신화와 고전 속 여성 서사를 펼쳐내며, 시대에 맞서 싸운 여성 영웅들을 재조명한다.
책은 ‘바리데기’로 시작한다. 전형적인 영웅 서사 구조를 지닌 바리의 모험 이야기는 사회적 약자이자 타자이며 때로는 모험을 떠날 자유조차 주어지지 않았던 여성이 운명의 ‘주체’로 변화했음을 알린 첫 작품이다. ‘홍계월전’과 ‘이현경전’의 주인공들은 남장을 한 채 자신의 능력으로 다른 남자들과 겨뤄 입신양명한다. 이런 모습은 가부장제의 견고한 틀에 균열을 내고자 했던 당대 여성들의 소망을 드러낸다.
‘동성혼’을 소재로 한 작품도 있다. ‘방한림전’의 방관주는 같은 여성인 영혜빙과 혼인하고 아이를 입양해 키우며 행복한 결혼 생활을 누린다. 여전히 ‘정상가족’ 이데올로기가 작용하는 지금 한국 사회에서도 쉽지 않은 ‘대안가족’의 꿈을 일찍이 조선 시대에 실현한 것이다.
논픽션과 소설을 넘나들며 여성에 관한 글을 써온 저자는 고전 속 여성 영웅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겪게 되는 ‘여성 잔혹사’에 맞서 생존을 위한 분투를 벌이고 영웅으로 거듭났다고 말하며 이같이 덧붙인다. “이는 지금도 여전히 존재하는 차별과 제약에 맞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말이다. 320쪽, 1만8000원.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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