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유튜브·모바일 게임… 화면 중독자를 위한 ‘자기 회복법’[북리뷰]

■ 손 안에 갇힌 사람들
니컬러스 카라디스 지음│정미진 옮김│흐름출판

책은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모바일 게임 등 ‘화면 중독’으로 생겨난 시대의 새로운 정신 질환을 살피고, 집단적 정신 건강의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한 방법을 제안한다. 미국의 중독 치료 전문가인 저자는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로 우리를 중독의 상태로 끌고 가는 빅테크들의 구조적 모순을 비판한다. “인간은 유전적으로 21세기라는 기술 중심 시대를 살아가게끔 설계되지 않았다”면서 마약 중독자였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심리적 면역력을 기르는 해법도 제시하는데, 이때, 그것이 고대 철학의 지혜와 전통을 근거로 한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흥미로운 지점이다.

책이 ‘화면 중독’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 예로 드는 사례 중 가장 주목되고 있는 것은, 최근 유례없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틱톡 투렛 증후군(틱 장애)’이다. 기존 남자아이들에게 흔했던 틱 장애와 달리 여자아이들에게서 주로 나타나며,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였는데, 추적해 보니 이 증상을 보인 아이들은 틱 장애 영상을 만드는 인플루언서들을 팔로하고 있었다. 이 밖에, SNS의 편향된 알고리즘으로 인해 사람들의 편견이 강화되고, 양극화된 사고로 인해 극단적 대립이 난무하는 것, 플랫폼이 정치와 사회에 갈등과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는 등의 경고와 연구는 이제 너무 흔해 그 심각성에 무감각해질 정도다. 저자는 마크 저커버그, 일론 머스크와 같은 기술 거물들이 가속도가 붙은 기술 개발을 멈추지 않을 거라고 우울한 전망을 내놓는다.

그럼에도 저자는 “아직 회복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만일 우리가 “자신만의 목적의식을 품고” 자기 회복 처방을 내릴 수 있다면 말이다. 책은 ‘철학적 전사’가 되라고 말한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지혜도 담겼으니, ‘화면’을 내려놓고 책을 끝까지 보기가 어렵다면, 맨 뒤라도 보기를. 그것은 어렵지만, 또 쉬운 일이다. 조용히 사색하거나 명상, 산책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 매일 저녁 몇 분이라도 시간을 내어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것, 매일 30~40분 신체 운동을 하는 것, 그리고 어떤 주제에 대한 자신의 고정관념에 도전하고 재검토하는 논증을 매일 실천하는 것. 이는 모두 플라톤과 피타고라스로부터 온 것들이다. 368쪽, 2만 원.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