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마법사와 두근거리는 모험 떠나볼까[어린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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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진 작가가 '아로와 완전한 세계'로 대산창작기금을 수상했던 2003년은 영국에서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나온 지 6년째 되는 해로 시리즈의 5권인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이 독자를 만나던 무렵이다.
이후 10년에 걸쳐 '열두째 나라'까지 네 권의 시리즈를 완결한 김혜진은 데뷔 20년이 되는 올해 이 책을 펴냈다.
그간 달라진 어린이 판타지 지형을 수용했지만 김혜진 판타지 특유의 언어, 이미지, 개념의 트라이앵글이 뚜렷하게 살아 있는, 주목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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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느다란 마법사와 아주 착한 타파하
김혜진 글·모차 그림│사계절
김혜진 작가가 ‘아로와 완전한 세계’로 대산창작기금을 수상했던 2003년은 영국에서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나온 지 6년째 되는 해로 시리즈의 5권인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이 독자를 만나던 무렵이다. 528쪽 분량의 이 판타지 동화는 우리 아동문학 역사에서 장편 판타지의 가능성을 보여준 화제작이었다.
이후 10년에 걸쳐 ‘열두째 나라’까지 네 권의 시리즈를 완결한 김혜진은 데뷔 20년이 되는 올해 이 책을 펴냈다. 그간 달라진 어린이 판타지 지형을 수용했지만 김혜진 판타지 특유의 언어, 이미지, 개념의 트라이앵글이 뚜렷하게 살아 있는, 주목할 작품이다. 그의 두 번째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가나다라마바사 아자차카타파하’는 한글을 배우기 위해 누구나 거쳐 가는 출발점이다. 작가는 이것을 마법에 대한 통념과 배치되는 ‘가느다란’의 이미지와 결합시킨다. 이어서 ‘타파하다’라는 강렬한 행위에 ‘아주 착한’이라는 대조적인 수식어를 보탠다.
내용은 ‘마법을 배우고 싶어 하는 작은 아이’ 한 명이 마법학교를 졸업하고 ‘가느다란 마법사’가 되어 새내기 마법사로 활동을 시작하는 얘기다.
별로 착하지 않은 타파하의 정체는 디지털 시대에 절멸의 운명을 맞은 한 장의 종이다. 이들과 동행하는 먼지뭉치는 ‘구석’을 좋아한다는 점에서 소수자의 연대자이며 그의 이름은 ‘쓸모’다. ‘도라와 친구들’이 떠오르는 여성 주인공과 종이, 먼지뭉치의 모험은 출발 신호만 울렸을 뿐인데도 두근거리는 개념의 전유와 역전으로 가득하다. 밀도를 따라가려면 집중해야 하는 것이 유일한 단점이며 아로 시리즈보다 얇은 것은 아마도 시대의 반영일 것이다. 모차 작가의 그림과 이야기 전개의 박자도 롤 플레잉 게임에 가깝다. 작은 책 한 권이 수많은 참고자료와 추억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앞날이 기대되는 책이다. 172쪽, 1만2000원.
김지은 서울예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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