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 앞둔 손숙 “행복한 시절 뒤 노년의 고독… ‘내 얘기구나’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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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제 여든이잖아요. 아름다웠던 젊은 시절, 아이 키울 때 행복했던 시절, 남편과의 아름다운 순간들, 키우던 개까지 보내고 쓸쓸하게 혼자 남았지만 살아가야 하는 노인 얘기를 보면서 '이건 내 얘기구나' 싶었죠."
배우 손숙(79)은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신시컴퍼니 인근 연습실에서 열린 연극 '토카타'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토카타는 손숙의 배우 데뷔 60주년을 기념해 공연하며 배삼식 작가, 손진책 연출이 새롭게 선보이는 창작 연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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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이 ‘접촉’에 관한 성찰
“잔치대신 신선한 작품 원했다”
“저도 이제 여든이잖아요. 아름다웠던 젊은 시절, 아이 키울 때 행복했던 시절, 남편과의 아름다운 순간들, 키우던 개까지 보내고 쓸쓸하게 혼자 남았지만 살아가야 하는 노인 얘기를 보면서 ‘이건 내 얘기구나’ 싶었죠.”
배우 손숙(79)은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신시컴퍼니 인근 연습실에서 열린 연극 ‘토카타’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토카타는 손숙의 배우 데뷔 60주년을 기념해 공연하며 배삼식 작가, 손진책 연출이 새롭게 선보이는 창작 연극이다. ‘접촉하다’ ‘손대다’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토카레(toccare)에서 유래된 것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접촉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배 작가는 “코로나19로 인해 인간의 접촉이 지난 2년간 대단히 불순하고 위험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 시절 관계의 단절에서 영감을 받아 외부와의 단절로 자기 내면으로 눈을 돌린 사람들을 그렸다”고 말했다. 손숙이 ‘여자’, 연극 ‘햄릿’에서 손숙과 호흡을 맞췄던 연극배우 김수현이 ‘남자’, 정영두가 ‘춤추는 사람’을 맡았다.
손숙은 “60주년을 기념해 손쉽게 올릴 수 있는 잔치 같은 공연을 다시 보여드리는 것보다 신선한 작품으로 도전하고 싶었다”며 “의상도 입으라면 입고 벗으라면 벗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날 배우들은 연습실에서 일부 장면을 시연했다. 허공을 바라보며 쓸쓸한 목소리로 대사를 전달한 손숙의 모습에선 깊은 공허감과 고독이 느껴졌다. 그는 누가 지적하지 않았음에도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드러내며 연극만의 재미를 전하기도 했다. “제가 사실 대사를 잠깐 까먹었어요. 배우들이 대사 실수하는 것을 보는 것도 연극의 묘미 아닐까요?”
손숙은 고려대 재학 시절인 1963년 ‘삼각모자’에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연극 인생의 첫발을 떼었다. 이후 연극 ‘어머니’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위기의 여자’ 등 때론 강한 생명력을 지닌 어머니로, 때론 냉철한 지성과 욕망을 갖춘 여성으로 분하며 척박한 한국 연극계에서 한국 여성 연극의 1인자로서 헌신했다. 연극뿐 아니라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다양한 연기를 펼쳤고 최근엔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더 글로리’에 빌라 집주인 역으로 출연했다.
토카타는 오는 19일부터 9월 10일까지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유민우 기자 yoom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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