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진종오 메달-김연경 인기-박인비 영어

권종오 기자 2023. 8. 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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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스포츠를 빛낸 진종오(44), 김연경(35), 박인비(35), 이대훈(31)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합니다. 4명 모두 한국 스포츠사에 남을 전설입니다. 최근 대한체육회는 산하 단체 등에 '2024 파리 하계올림픽 IOC 선수위원 후보자 추천 안내' 공문을 보냈습니다. 'IOC 선수위원 한국 대표'를 뽑는 절차입니다. 배구 김연경, 골프 박인비, 태권도 이대훈, 사격 진종오는 각 종목 협회나 소속팀을 통해 대한체육회에 추천 공문에 회신했거나, 회신할 예정입니다. 대한체육회는 오늘(4일) 오후 6시까지 후보자 추천을 마감하고, 선수위원회의 내부 검토 등 절차를 거쳐 '한국 후보 1명'을 확정합니다. 각국 국가올림픽위원회(NOC)는 9월 1일까지 IOC에 '후보 1명'을 추천해야 합니다.
 
‘한국 후보 1명’이 되기 위한 경쟁은 이변이 없는 한 4파전이 될 전망입니다. 4명 모두 IOC 선수위원으로 도전할 만한 충분한 자격을 갖춘 스타들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본선 무대에는 1명만 나갈 수 있습니다. 그럼 4명 가운데 어느 후보가 ‘대한민국 대표’가 되어 내년 7월에 개막하는 파리올림픽에서 IOC 선수위원으로 도전할 수 있을까요? 대한체육회가 '한국 후보'를 뽑는 기준은 크게 1. 올림픽 등 각종 국제대회 성적 2. 영어 회화 능력 3. 사회적 평판과 공헌도 등입니다. 체육회는 각 평가 요소의 배점을 공개하지는 않지만 대체로 국제대회 성적, 즉 업적이 50%, 영어 회화 능력이 30%의 비중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4명 가운데 업적에서 가장 뛰어난 후보는 ‘사격 황제’ 진종오입니다.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 등 6개의 메달을 따내 금메달 4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한 김수녕(양궁)과 함께 역대 한국인 올림픽 최다 메달 획득 기록을 보유했습니다. 남자 50m 권총에서는 사상 초유의 올림픽 3회 연속 금메달이란 위업을 달성했습니다. 올림픽 메달이란 측면에서는 다른 3명의 후보들을 압도합니다. 게다가 대한체육회 이사를 경험한 데다 현재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공동 조직위원장을 맡아 스포츠 행정 능력까지 키우고 있습니다.
 
진종오가 ‘한국 후보’가 되는 관건은 영어입니다. 지난 2015년 IOC 선수위원으로 도전했을 때도 공적에서는 유승민 당시 후보(현 IOC 선수위원) 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영어 회화 면접 점수에서 역전당한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이후 진종오 후보는 영어 회화 능력을 기르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체육계의 한 인사는 진종오가 영어 면접에서 무난한 점수를 받을 경우 가장 강력한 후보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종오의 최대 강점이 ‘메달’이라면 배구 스타 김연경의 무기는 압도적인 ‘국민적 인기’입니다. 김연경은 2012년 런던, 2021년에 열린 2022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배구를 4강으로 이끌었습니다. 국가대항전은 물론이고, 튀르키예 리그 등에서 뛰면서 '세계 여자배구 역대 최고 선수'라는 찬사도 들었습니다. 또 국내 V리그에 복귀해 ‘배구 열풍’을 몰고 온 주역입니다. 체육회의 한 관계자가 “김연경이 최종 후보가 되지 못했을 때 엄청난 비난이 예상된다”고 말할 만큼 대중적 인지도와 스타성에서 단연 빼어난 후보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올림픽 메달이 없다는 점입니다.  배구가 단체 종목이라고 해도 IOC 선수위원 후보인데 올림픽 메달이 1개도 없다는 것은 본선 무대에서 약점으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입니다.


골프 스타 박인비는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메이저 대회 7승을 포함해 21승을 거뒀고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4대 메이저 대회와 올림픽 금메달을 합친 '골든 슬램'이라는 금자탑까지 쌓았습니다. 업적도 업적이지만 또 하나의 강점은 ‘영어’입니다. 원어민에 가까운 영어 회화 능력을 갖췄기 때문에 내년 파리올림픽에서 다른 나라 후보들과 치열한 ‘득표전’을 펼칠 경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태권도 종주국' 한국에서 간판선수로 활약한 이대훈도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이대훈은 2012년 런던 은메달, 2016년 리우 동메달 등 올림픽 메달 2개를 획득했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차례 우승했습니다. 특히 올림픽을 비롯한 각종 국내외 대회에서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페어플레이’ 정신을 발휘해 찬사를 받았습니다. 리우올림픽에서는 8강전에서 아쉽게 패배한 뒤에 진심으로 상대 선수를 축하해 주는 ‘패자의 품격’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IOC 선수위원은 내년 7월에 개막하는 2024 파리 올림픽 기간에 '선수 투표'로 선출됩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뽑는 IOC 선수위원은 총 4명으로, 4명은 모두 다른 종목 선수여야 합니다. 역대 한국 출신 IOC 선수위원은 총 2명입니다. 2004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문대성이 2008년 처음으로 선출됐고,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이 2016년에 선출돼 현재 '8년 임기'를 소화하고 있습니다. IOC 선수위원은 동·하계올림픽 개최지 투표 등 IOC 위원과 똑같은 권리와 의무를 갖기 때문에 한국 스포츠 외교에도 큰 힘을 실을 수 있습니다.

(사진=IOC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게티이미지코리아)

권종오 기자 kj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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