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을린 소나무에 초록잎 ‘새록새록’ …희망 틔우다 [도시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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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더미로 변한 서울 종로구 인왕산 산불 피해 현장의 소나무들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띄는 소나무 한 그루.
가까이서 보니 검게 그을려 앙상한 가지만 남은 소나무의 몸통에서 초록 잎이 자라고 있다.
검게 그을린 몸체에 잎을 틔운 소나무 한 그루처럼.
특정된 어떤 것을 위한 산행이 아닌 4개월이 지난 산불 피해 현장에서 우연히 마주칠 그 무언가를 위한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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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글 = 윤성호 기자 cybercoc@munhwa.com
잿더미로 변한 서울 종로구 인왕산 산불 피해 현장의 소나무들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띄는 소나무 한 그루. 가까이서 보니 검게 그을려 앙상한 가지만 남은 소나무의 몸통에서 초록 잎이 자라고 있다.
십장생의 하나로 고귀하고 끈질긴 생명력으로 예로부터 길상으로 여겨진 소나무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잠아(潛芽)라고 한다. 주로 산불 피해 지역 소나뭇과 나무에서 이 현상을 볼 수 있다. 화재로 인해 정상적인 활동이 불가해진 소나무는 수체를 통해 영양분을 공급하는데 가지까지 타버린 나무들이 생존을 위해 껍질에 잎을 틔워 광합성을 하는 것이다.
지난달 강수량 640㎜를 웃도는 역대 강수량 3위를 기록한 장마로 인해 전국 곳곳이 물에 잠겼다. 예상된 폭우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아쉬우나 극심한 피해 상황에서도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 위한 수해민과 지자체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수해민을 돕기 위한 도움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그들의 상처가 아물 리 없겠지만 어디든 희망은 존재하는 법이다. 검게 그을린 몸체에 잎을 틔운 소나무 한 그루처럼.
촬영노트
최근 반갑지 않은 뉴스들이 이어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에 희망을 상징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고 싶었다. 특정된 어떤 것을 위한 산행이 아닌 4개월이 지난 산불 피해 현장에서 우연히 마주칠 그 무언가를 위한 산행이었다. 잠아 현상에 대해 자문한 김현섭 국립산림과학원 산림기술경영연구소 박사가 말했다. “잠아가 발생했다는 것 자체가 살아 있다는 것이다. 생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그것만으로도 (소나무는) 희망인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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