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사이렌: 불의 섬> 채진아 작가&이은경PD

서울문화사 2023. 8. 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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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뜨거운 열풍을 일으킨 넷플릭스 오리지널 <사이렌: 불의 섬>은 최강의 전투력과 치밀한 전략을 갖춘 여성 24명이 직업군별로 팀을 이뤄 미지의 섬에서 우승을 위한 전투를 펼치는 서바이벌 예능이다. 피지컬과 신체 능력을 서바이벌이라는 소재와 결합한 것은 흔한 공식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사이렌: 불의 섬>이 쏟아지는 호평과 함께 이토록 큰 주목을 받은 이유는 출연자 전원이 여성이라는 생경함 그리고 여성이라는 수식을 철저히 배제한 연출과 서사 속에서 비로소 우리가 직면할 수 있었던 여성의 강인함과 생명력 때문이었다.

넷플릭스 <사이렌: 불의 섬> 작가 채진아

“여성이라는 수식을 지우고 ‘나’의 강인함과 생명력을 깨우다”

화제작이 될 것을 예상했나요?
채진아 작가(이하 ‘채’)
많은 사람이 고생하고 애정을 쏟긴 했지만, 이렇게 사랑받을 줄은 몰랐습니다. 모든 팀이 멋있게 보이길 바랐는데 “한 팀도 응원하지 않을 수 없다”는 반응이 가장 좋았어요.

출연자를 모두 여성으로 설정한 이유가 있을까요?
이은경 PD(이하 ‘이’)
개인적으로 스포츠 관련 콘텐츠를 전부 섭렵할 정도로 좋아하는데, 어느 날 ‘왜 주인공은 다 남자일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이 물음표를 시작으로 여성이 주인공이 되는 진한 스포츠 서사물을 만들어보고자 <사이렌: 불의 섬>(이하 <사이렌>)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촬영 중 여성의 남다른 강인함을 느꼈던 순간이 있었나요?
모든 참가자는 이미 수많은 한계를 뛰어넘으며 각자의 자리에서 살아남은 분들이에요. “한계는 뛰어넘으라고 있는 것이다”라는 출연자들의 마음가짐에서 범접할 수 없는 강함을 느꼈습니다.

촬영을 마친 이후 스스로 달라지거나 변화한 점이 있을까요?
정말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100가지의 악습이 있다면 예전에는 그것을 다 없애지 못하는 저를 자책하기만 했는데, 이제는 ‘죽을힘을 다해 싸우며 단 1개라도 없애보자. 언젠가는 달라질 거야’라는 마음으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소방팀의 리더 김현아 소방장이 “다들 안 된다고 해도 나는 도전한다. 퍼스트 펭귄이 되겠다”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녀는 <사이렌>팀을 만나기 전부터 지금까지, 아무도 가지 않던 길을 용기 내서 개척하고 있던 거죠. 그녀의 행동은 단 한 명이라도,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것이 분명해요. 일단 저부터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보려고 합니다.

넷플릭스 <사이렌: 불의 섬> PD 이은경


여성이 무엇이든 될 수 있고,
꿈꿀 수 있는 미래가 오길 바랍니다.

‘여성’이라는 수식을 지우기 위한 첫걸음은 무엇일까요?
<사이렌>을 소개할 때 ‘여성’ 소방관, ‘여성’ 경찰관이라고 불리는 걸 경계했던 이유는 성별을 벗어나 개인의 직업 능력에 집중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동일한 현장에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데 성별은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물론 현실은 조금 다르죠. <사이렌>의 출연진은 이미 수많은 편견에 맞서고 이겨낸 분들인 만큼 그저 보여주고 증명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런 측면에서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누군가로부터 학습된 것인지 진짜로 나에게서 시작된 것인지를 구분해야 ‘여성’이 아닌 ‘나’를 정립할 수 있을 테니까요.

굳이 지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여성이라는 사실이 사회 안에서 네거티브하게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어요. <사이렌>을 준비하며 만난 대다수의 여성이 자신을 증명해야만 하는 상황을 경험했고, 부딪히고 도전함으로써 그 상황을 정면 돌파할 수 있었다고 대답하셨어요. 포기하지 않는 것. 그 마음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같아요.

<사이렌>을 계기로 여성을 위해 일궈낸 것이 있다면?
<사이렌>을 보고 소방관이 장래 희망이 됐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어요. 여성이 꿈꾸는 범위를 확장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도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도전까지 하게 만드는 힘입니다.

PD 그리고 작가로서 지금의 일을 해나가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끊임없이 꿈꾸는 것, 같이 꿈꾸는 사람들은 만나는 것, 우리의 한계를 정해두지 않는 것입니다.

‘함께’라는 것. 우정으로 노력해 이뤄낸 승리는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만들어나가고 싶은 여성의 미래가 있나요?
여성이 무엇이든 될 수 있고, 꿈꿀 수 있는 미래가 오길 바랍니다.

<사이렌> 후기 중 “내가 어렸을 때 이런 프로그램이 나왔다면 내 인생이 조금은 달라졌을까”라는 내용의 글을 봤어요. 포기는 할 수 있지만, 그것이 타의에 의한 것이 아니길 바랍니다. 무엇이든 ‘나’를 중심으로 훨훨 꿈을 펼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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