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수출 금지’에 쌀 가격 급등…태풍 강타한 中은 식량안보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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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흑해 곡물 협정 탈퇴로 세계 식량난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인도의 쌀 수출 통제가 아시아 지역 식량 환경에 타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8월 백미에 대한 수출관세 20%가 부과 됐음에도 국제 곡물 가격 상승에 힘입어 수출이 늘자 인도 국내 쌀 가격이 지난 1년 간 11.5% 상승했기 때문이다.
국제 지표인 태국산 쌀 가격은 지난달 27일 기준 t당 607.5 달러로 인도의 수출 통제 발표 1주일 만에 11.5%나 급등, 2012년 5월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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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쌀 의존 동남아·서아프리카 식량난 우려
中, 태풍 독수리·카눈 영향에 여름 수확 1%↓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러시아의 흑해 곡물 협정 탈퇴로 세계 식량난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인도의 쌀 수출 통제가 아시아 지역 식량 환경에 타격을 주고 있다. 연이은 태풍 피해로 경작지 피해까지 입은 중국은 식량 안보를 우려할 지경이다.
CNN비즈니스는 3일(현지시간) 지난달 인도 정부가 내린 쌀 수출 금지 조치가 동남아시아와 서아프키라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 20일 국내 쌀 수급 완화를 위해 바스마티 품종을 제외한 백미의 수출을 금지했다. 지난해 8월 백미에 대한 수출관세 20%가 부과 됐음에도 국제 곡물 가격 상승에 힘입어 수출이 늘자 인도 국내 쌀 가격이 지난 1년 간 11.5% 상승했기 때문이다.
세계 쌀 수출량의 절반 가까이를 책임지던 인도 쌀이 시장에서 사라지자 국제 곡물 시장에서 쌀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다. 국제 지표인 태국산 쌀 가격은 지난달 27일 기준 t당 607.5 달러로 인도의 수출 통제 발표 1주일 만에 11.5%나 급등, 2012년 5월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인도의 쌀 수출량은 2022~2023년 2250만t으로 전세계 40%를 차지하고 있다. 2위 태국 수출량은 850만t에 불과해 인도와의 격차가 큰 상황이다.
7년 만에 발생한 엘니뇨 현상도 쌀 가격 폭등을 부추기고 있다. 태평양 적도 지역에서 해수 온도가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은 쌀 핵심 생산지역인 동남아시아의 가뭄으로 이어져 생산을 저해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23~2024년 기준 세계 쌀 재고량이 1억7042만t에 달할 것이라며 2017~2018년 이후 6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기후 변화에 따라 실제 재고량이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는 “이번 수출 통제 조치는 세계 쌀 시장에 타격을 주고 있다”며 “세계 쌀 가격이 상승하고 식량 불안이 심화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도 쌀에 가장 많이 의존하는 국가는 동남아시아의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과 서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 코트디부아르, 세네갈이 꼽힌다.
세계 쌀 가격 급등에 더해 연이은 태풍 피해를 입은 중국은 식량안보를 걱정할 처지에 이르렀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농업 당국이 북동부 곡물 생산 지역에 태풍 독수리와 카눈이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태풍 독수리는 지난 28일 중국에 상륙했으며 태풍 카눈 역시 중국 남부에 비 피해를 입힐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중국 농림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만에이커(4만㎢) 이상의 농경지가 자연 재해로 피해를 입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만 에이커(4000㎢)가 늘어난 수치다.
주요 곡물 생산지인 허난성에선 장기간 호우로 여름 곡물 생산량이 0.9% 감소했으며, 중국 전체 곡물 생산량의 75%를 차지하는 가을 수확량 역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농업 정보 업체 cngrain.com의 리우 얀 선임 애널리스트는 “농업 구조조정으로 대두 생산을 강조하면서 쌀 파종 면적이 감소했기 때문에 특히 올해 쌀 생산량이 지난해 대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핵심 식량 자원인 쌀 공급 부족을 우려했다.
판 웬보 농림부 농작물 생산 책임자는 “올 여름 더 심한 폭염, 가뭄, 홍수 등이 예상되고 병충해 문제도 있기 때문에 농업 당국은 재난 퇴치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쌀 자급률이 거의 100%에 달하는 일본 역시 쌀 가격 폭등을 우려 섞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된장이나 쌀 과자와 같은 가공 제품의 원료는 값싼 수입 쌀에 이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연간 약 77만t에 해당하는 쌀 최소 수입 물량을 종합상사 등으로부터 매입한다. 닛케이 신문은 “원재료 매입 가격 상승은 일본 국내 식료품 가격에도 파급 효과를 미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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