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익” 시도때도 없이 울리던 재난문자, 분당 흉기 난동땐 왜 잠잠?
경찰 “재난문자 시스템 없어”
경찰청장이 사실상 ‘테러행위’로 규정할 정도로 충격적인 사건인 ‘분당 서현역 묻지마 흉기난동’ 시 관련 재난문자가 발송되지 않은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사건 발생과 범인 검거까지 시차가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시민안전을 위해 바로 통보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건 발생이 알려진 것은 퇴근 인파가 몰린 오후 6시를 조금 넘은 시점이었고 언론보도로 범인 검거가 알려진 것은 오후 6시40분께다. 하지만 성남시민들에게는 관련 문자가 발송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지역 인터넷커뮤니티에는 “서현역 주변에 많은 분이 나와 있는데 재난문자나 다른 연락 수단으로라도 (사건 진행 상황을) 공유 안 해 주냐. 얼른 귀가하라고 안내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글이 잇따랐다.
사건 발생 장소인 분당구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 측은 내용 파악 뒤 안내방송에 나섰다는 비교글도 게시됐다.
이에 대해 성남시는 행정안전부 예규 ‘재난문자방송 발송기준’에 따라 이번 사건은 지자체 문자발송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해당 기준에 따르면 재난문자는 호우·홍수·강풍·미세먼지·산불·산사태 등 자연재난에 주로 발송한다.
자연재난이 아니지만 민방공, 전력 공급 부족 및 대규모 정전, 감염병(질병관리청 요청 시), 방사성물질 누출 예상 시에도 재난 문자가 보내진다.
대테러 의심 상황으로 대테러 관련기관 요청 시에도 발송하는데, 이번 사건은 대테러로 볼 수는 없다고 성남시는 덧붙였다.
경기도 재난상황실 관계자는 “대테러와 관련해서는 지난달 말 전국적으로 배송된 ‘수상한’ 해외발 우편물 사건 때 관련 문자를 발송한 것이 거의 유일하다”며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과 관련해 문자를 보낸다면 이는 경찰 업무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에서는 불특정 다수의 시민을 대상으로 재난 문자를 보내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며 “재난 문자는 지자체 소관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행정당국과 치안당국이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재난 문자 미발송에 대해 관련 규정과 시스템 부재를 이유로 대고 있는 가운데 차제에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성남시 재난상황실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초유의 일로, 자연재난 상황은 아니지만 재난문자 발송에 대해 고민했던 것이 사실이다”라며 “형사사건이라도 불특정 다수의 시민이 만일의 피해에 대비해야 하는 경우 전 시민에게 문자 발송이 가능하도록 구체적인 기준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분당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성남 분당구 서현동 AK플라자 분당점 안팎에서 흉기 등으로 14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최모(23) 씨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최씨는 이날 오후 5시59분께 AK플라자 분당점 1∼2층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흉기를 휘둘러 9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최씨는 백화점 앞 도로에서 경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5명을 다치게 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경찰은 최씨에 대해 마약 간이 검사를 실시했으나 결과는 음성이었으며, 음주 상태도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무인도며 아파트며 돈되면 다 쓸어간다”...누가 샀나 봤더니 ‘역시’ - 매일경제
- 다른車 관심없다, 4천만원대 ‘성공한 아빠차’…넘사벽 실적, 신형 그랜저 [카슐랭] - 매일경제
- [속보] 경찰 “대전 대덕구 고등학교 칼부림 용의자 검거” - 매일경제
- [속보] 강남 고속터미널서 흉기 소지 20대 체포 - 매일경제
- 미국도 “위험하니 조심”...370만명 찾던 이 나라, 여행객 뚝 끊겼다는데 - 매일경제
- [속보] 대전 대덕구 고등학교서 칼부림…교사 피습, 의식 없어 - 매일경제
- ‘대프리카’ 대구, 37.5도 폭염에 중앙분리대도 녹아 쓰러졌다 - 매일경제
- “10억에 사셨죠, 1억씩 내세요”…‘억울한 집주인’ 구제된 곳 등장 - 매일경제
- “설거지 너무 많이 시켜”…카페 점장 커피에 ‘락스’ 몰래 탄 직원 - 매일경제
- 워커 투수코치 “지금 류현진에게 필요한 것? 꾸준한 등판!” [MK인터뷰] - MK스포츠